[신생 LCC 운항 4년] ① 플라이강원, 경영난 장기화에 존폐 위기

입력 : 2023.05.23 16:50:31
제목 : [신생 LCC 운항 4년] ① 플라이강원, 경영난 장기화에 존폐 위기
운영자금 고갈 속 자금수혈 지속…사모펀드 투자 유치 실패 후 '백기' 회생 신청 통해 활로 모색…채무 탕감 및 새 투자자 확보 추진

지난 2019년 신생 저비용항공사(LCC) 3곳이 정부(국토교통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발급 받았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환경을 고려할 때 단기간 지나친 시장 포화가 야기될 수 있다며 우려했지만, 정부는 경쟁 촉진과 거점공항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항공업계의 혁신을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신생 LCC들이 처한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외생변수 속에 장기간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기초체력은 약화했고, 경영권 다툼 등 내부 잡음과 사모펀드(PEF)를 중심으로 한 외부 자본의 유입이 잇따르며 경영환경의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존폐 여부도 위태롭다. <톱데일리>는 현재 이들 신생 LCC가 처한 경영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해 짚어볼 계획이다.

[톱데일리] 플라이강원이 결국 회생 신청이란 카드를 꺼내 들었다. 기존 저비용항공사(LCC) 보다 경쟁력이 뒤떨어진 가운데 거듭되는 운영자금 고갈을 메울 뚜렷한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쉽게말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단 의미다. 플라이강원은 법정관리를 통해 채무 탕감과 새 투자자를 물색하겠다는 복안이지만, 사업을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플라이강원의 최대주주인 아윰(지분율 30.42%)은 23일 서울회생법원(이하 법원)에 회생절차 개시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회생 신청은 면허 취득 이후 전개된 과정을 고려하면 예고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라이강원은 지난 2019년 국제항공운송면허와 운항증명(AOC)를 취득하며 항공업계에 발을 내딛었지만, 신생 항공사란 경쟁 제약 요인 속에 '코로나19'로 항공여객 수요가 급감하며 좀처럼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영위하지 못했다.

당연히 기치로 내건 관광융합항공사(TCC)의 모습은 도출되지 않았다. 플라이강원의 운영 모델인 TCC는 서비스 방식은 LCC와 비슷하지만, 항공과 관광상품을 결합해 외국인 관광객을 강원도로 유입시키는 인바운드 경영전략이었다. 플라이강원의 모기지인 양양국제공항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지난 2년3개월간 국제선 운항이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플라이강원은 수도권을 거점으로 운영하는 타 항공사 대비 피해 규모가 컸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영업적자가 지속됐다. 플라이강원은 최근 3년간 300억원 안팎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당연히 계속기업으로의 존속 여부에 의문 부호가 붙었다. 플라이강원은 그동안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수차례 증자와 감자를 병행했지만,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자본잠식' 플라이강원, 끝나지 않는 자금수혈] 기사 참고).




플라이강원은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유동부채(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가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약 291억원 초과하고, 총부채가 총자산을 214억원 초과한 상황이다. 국제선 운항에 나서지 못한 가운데 국내선 시장점유율이 수년째 1%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비용부담만 확대한 결과다. 항공 면허를 유지하기 위해 단기간 기종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던 점도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경영 악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매월 대규모의 고정비 지출을 감수해야 했던 까닭이다.



플라이강원이 회생 신청을 통해 활로 모색을 꾀하고 나섰지만 과정은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투자자 물색도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플라이강원은 투자 협상의 실패를 맛봤다. 사모펀드운용사(JK위더스)와 약 1000억원 규모(신주 발행 형식)의 투자 협상을 벌였지만 성사되진 못했다. 협상 타결 시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딜(Deal)이었지만, 원매자의 베팅을 이끌지 못했다. 사모펀드(PEF)운용사들은 투자 대비 수익 극대화를 꾀하는데 플라이강원의 가치가 시장에서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이스타항공을 비롯해 주요 LCC들에는 사모펀드운용사들의 자금 유입이 지속되고 있다. 플라이강원 역시 이런 흐름과 궤를 같이할 공산이 크다. 플라이강원은 회생 카드를 통해 채무 탕감 등 투자자 확보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전략을 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운용사들은 수익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적은 금액을 들여 기업을 인수하고, 전문경영인을 통해 단기간 경영정상화를 이뤄 고수익을 달성하는 게 이들의 주된 전략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하면 자금 지원 시 경쟁력 회복 가능성이 핵심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항공사는 수도권에 기반한 타사 대비 수요 측면에서 경쟁력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 해당 지자체와 연계된 이벤트가 없을 경우 수요를 이끌 요인이 결여되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지방공항 활성화 등의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지만, 그동안 지원에 나섰던 데 비해 뚜렷한 성과가 없던 점은 추가 지원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강원도는 앞서 양양국제공항 활성화 차원에서 플라이강원에 운항장려금 등의 성격으로 약 145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했지만, 플라이강원의 경영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추가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경영 악화가 장기간 지속되며 리스사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가 반감된 점도 감안해야 할 부분이다. 플라이강원은 기종 반납과 재도입 등을 거쳐 지난해 말 기준 항공기 3대를 보유했지만, 리스비 체납 등으로 리스사와 분쟁이 불거지며 주력 기종인 '보잉 737-800'의 운항 중단 등 차질을 빚었다. 플라이강원은 현재 6월까지 운항을 중단한다고 공지한 상태다. 60일 이상 운항을 중단할 경우 AOC의 효력 정지를 초래한다.

플라이강원은 신규 투자자를 조속히 유치해 관련된 리스크를 해소하겠다는 입장이다. 플라이강원 관계자는 "회생절차를 통해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신규 투자자를 유치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 여부는 6월13일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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