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은행채 만기 도래 124조원...구축효과 경계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입력 : 2023.05.30 14:35:30
5월부터 순발행 전환
신용 스프레드도 고개


사진=연합뉴스


올해 6월 이후 도래하는 은행채 만기 규모가 1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차환 발행을 통해 시장에서 우량물로 인식되는 은행채 발행이 늘게 되면 지난해 말 자금시장 수요 위축을 초래했던 구축 효과가 재발할 수 있다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6~12월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채 규모는 124조원에 달한다. 대규모 만기가 예정됨에 따라 은행들의 차환 발행도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5월엔 66조원 규모의 은행채가 신규로 시장에 나왔다.

월간 은행채 발행도 순상환에서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올해 1월(-4조7100억원), 2월(-4조5100억원), 3월(-7조4100억원), 4월(-2조6000억원) 등 은행채는 순상환 추이를 보이다가 5월 들어 1600억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강승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채 발행 증가는 지난 3월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한도를 만기 도래 물량의 125%(기존 100%)로 확대한 영향”이라며 “올해 6월 말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조치 종료 및 하반기 대규모 은행채 만기 도래가 예정돼 있다는 점은 추가 발행 확대를 예상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발행 물량이 늘면서 은행채들의 조달 금리는 약세를 보였다. 최근 만기 3년 이상 은행채 중장기물의 금리 수준은 3.7~3.8%다. 4%대를 훌쩍 넘었던 지난해 말 대비 조달 금리가 낮아진 셈이다.

은행채는 시장에서 우량물로 평가된다. 때문에 은행채보다 상대적 금리 매력이 떨어지는 공사채, 하위등급 회사채의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업계에선 한전채와 더불어 은행채 물량 증가로 인해 지난해 말 자금 시장을 교란했던 구축 효과가 재차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채 약세 발행으로 은행채 대비 금리 매력이 떨어지는 공사채에도 부정적 영향이 발생 중”이라며 “올해에도 은행채 발행이 계속되면 구축효과 발생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은행채와 더불어 국고채 발행 물량 증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완화세 둔화 등으로 인해 시중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는 점은 회사채(AA- 3년물)와 국고채 간 금리 차이를 의미하는 신용 스프레드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초 67.9bp(1bp=0.01%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신용 스프레드는 최근 80.4bp까지 반등했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 관련 관계자는 “우량채가 시중에 많이 풀리면 신용 스프레드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며 “현재 시장 금리는 한국의 기준금리가 3.5%를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 속 반등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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