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마저..." 이통사도 포기한 5G 28㎓ 대역, 주인 찾기 '난항'
입력 : 2023.06.02 11:27:52
제목 : "SKT마저..." 이통사도 포기한 5G 28㎓ 대역, 주인 찾기 '난항'
지난 5월말 SKT 주파수 할당 취소 확정…신규 사업자 자금력 확보 관건[톱데일리] 5G 서비스 상용화 4년 만에 SK텔레콤을 끝으로 국내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3사) 모두 28㎓(기가헤르츠) 대역에서 철수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정부가 회수한 28㎓ 대역은 제4 이동통신사 유치를 위한 신규 주파수 할당에 활용될 예정이지만, 막대한 투자 부담에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 KT·LGU+ 이어 SKT마저…결국 28㎓ 기지국 철수
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말까지로 유예됐던 SK텔레콤의 5G 28㎓ 주파수 할당취소 처분을 확정하고 관련 주파수를 회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 달 5G 28㎓ 주파수 할당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SK텔레콤에 할당취소 처분을 사전 통지하고 후속 청문 과정을 따른 결과다.
정부는 당초 할당 조건인 무선장치 1만5000대 구축 이행을 SK텔레콤에 요구했다. 하지만 SK텔레콤이 28㎓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어렵다는 뜻을 밝히면서 취소 처분이 확정됐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달 SK텔레콤의 전국 28㎓ 주파수 장치는 1650개에 그쳤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2월 28㎓ 기지국 장치 구축 조건을 이행하지 않아 주파수 이용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도 반납했다. 국내 1위 사업자로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적용됐던 SK텔레콤마저 28㎓ 대역에서 물러나면서 이통3사는 앞으로 5G 28㎓ 주파수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다.
28㎓는 당초 이통3사가 광고한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할 핵심 주파수 대역이었다. 하지만 고주파수 대역인 28㎓는 속도가 빠른 대신 전파 도달거리가 지나치게 짧아 기업용(B2B)에 국한되는 등 활용 서비스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이통3사는 28㎓보다 속도가 느린 3.5㎓ 대역으로 전국망 인프라 구축을 추진했다.
이통3사가 5G를 상용한 이후 지금까지 집행한 별도기준 합산 설비투자(CAPEX)는 2019년 8조7000억원, 2020년 7조3000억원, 2021년 7조2000억원, 2022년 7조3000억원 등 총 30조원 규모가 넘는다. 4년간에 걸친 5G 집중투자에도 28㎓ 대역에서 투자 대비 미진한 성과를 반복하며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외에도 그간 이통3사가 28㎓ 대역 운영으로 인해 입은 타격은 상당하다. 지난 24일엔 공정거래위원회가 5G 데이터 전송 속도를 실제보다 부풀려 광고했다는 혐의로 이통3사에 3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앞서 이통3사가 각 사별로 2000억원씩 들인 주파수 할당 비용도 현재 모두 손상차손 처리된 상태다.

◆ 지원책 마련에도 신규 사업자 등장 '글쎄'
정부는 이달 중 28㎓ 대역 주파수 할당방안을 공고하고 올해가 지나가기 전 신규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통신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며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마저 속수무책으로 실패를 경험하고 떠난 시장에 신규 사업자가 진입하기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28㎓ 대역 신규사업자 모집을 언급했으며 올해 1월 신규사업자 지원안을 내놓았다. 28㎓ 대역 중 800㎒(메가헤르츠) 대역을 신규 사업자에게 3년간 독점 할당하고 신호제어와 과금에 사용하는 '앵커 주파수' 역시 도입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현재 정부가 신규 사업자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추가 지원책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당장 28㎓을 지원하는 단말이 없고 뚜렷한 사업 모델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사업자 입장에서 부담이 크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에 갤럭시S23을 출시할 때 28㎓용 안테나를 빼고 시장에 내놨다.
정부는 28㎓ 주파수의 활용처를 특화망 '이음 5G'에서 찾으려는 시도도 하고 있으나 기업들 반응은 미지근한 실정이다. 지난 달까지 28㎓ 주파수 대역을 할당받은 이음 5G 사업자는 네이버 클라우드와 LG CNS, SK네트웍스서비스 등 7곳이지만, 기지국을 세운 기업은 2곳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준공 신고조차 하지 않은 상황이다.
기존 통신 대기업들도 성공 못한 시장에 신규 사업자들이 규제 리스크를 떠안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이음 5G로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4.7㎓와 28㎓가 있지만, 고주파수로 갈수록 필요한 장비 투자 비용이 늘어나는 한계 등으로 28㎓ 활용 매력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고, 수요가 없다 보니 장비 공급도 원활하지 못하다.
현재 가능성은 낮지만 28㎓ 대역 신규 사업자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업체는 한화시스템으로 지난 2021년 3억달러(약 4000억원)를 투자한 우주 인터넷 기업 '원웹'과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구축과 관련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웹은 저궤도 통신 위성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영국 우주 인터넷 기업이다.
정부가 해외 기업에게도 28㎓ 할당 문을 열어두고 있는 만큼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가 제4 이동통신사 자리를 꿰차고 들어올 가능성도 있다. 스타링크는 저궤도에 통신위성을 쏘아 올려 초고속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기업으로 최근 한국법인이 위성 인터넷 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내 기간통신사업자로 등록한 상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28㎓ 대역은 애초에 전국망 설비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음에도 이통사들이 처음부터 잘못된 5G 운영 설계로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결국 철수라는 결과를 맞았다"며 "막대한 투자 부담을 안고 신규 사업자가 나타날지는 정부의 규제나 지원책에 달렸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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