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친정부' 이사회 윤곽…낙하산 외풍 우려
입력 : 2023.06.09 10:29:21
제목 : KT, '친정부' 이사회 윤곽…낙하산 외풍 우려
최양희 전 장관· 윤종수 전 차관 등 사외이사 내정…CEO 요건 중 '정보통신' 항목도 제외[톱데일리] KT가 차기 이사회 구성을 위한 사외이사 후보를 공개하고 신규 최고경영자(CEO) 후보 선출을 위한 절차를 전면 수정하기로 했다. 현 정부 색과 비슷한 사외이사 후보 선정과 함께 대표이사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 항목이 사라지면서 일각에선 정치권 '낙하산' 인사가 선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KT는 9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뉴 거버넌스 구축 태스크포스(TF)'에서 마련한 개선안에 따라 사외이사 선임 프로세스를 진행해, 총 7인의 사외 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주주들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도 3명 포함됐다.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된 7명은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IFAC)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이다.
사외이사 후보 중 눈에 띄는 점은 현 윤석열 정부와 관련 있는 인사뿐만 아니라 과거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 요직에 있던 인사들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강도 높은 '그들만의 리그'라는 지적에 따라 정부 색깔을 맞춘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성철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미디어 정책을 수립하는 민·관 합동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양희 후보는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윤종수 사외이사 후보는 국가보훈처와 환경처 등에서 활동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환경부 차관으로 활동했다.
KT는 사외이사 후보 결정과 함께 대표이사 선임안도 수정한다. 정관에 명시된 대표이사 자격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 항목을 빼는 수순이다. 표면적으로는 본업인 통신 분야뿐만 아니라 여러 산업과의 확장을 염두한 결정이지만, 여권 등에서 추천한 낙하산 인사가 대표로 선임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진행된 대표이사 선출 과정에선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이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후보 압축 과정에서 제외됐다. 현재 KT가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데다가 여전히 유·무선 통신 중심의 사업이 핵심이기에 정보통신 분야 전문성은 요구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T새노조는 이날 "사외이사 후보 면면을 보면 현 대통령 자문위원회 소속, 박근혜 정부 장관 출신, 대주주인 현대자동차 출신 등이 보이고 정관 상 대표이사 후보자의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 전문성을 산업 전문성 등으로 변경하는 등 낙하산 CEO를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KT는 사외이사 후보 공개와 함께 대표이사 선임 절차도 공개했다. 외부 전문기관 추천과 공개모집뿐만 아니라 주주 추천을 통해 사외 후보군을 받겠다는 방침이다. 주주 추천은 KT 주식 0.5%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에 한해 가능하다. 사내 대표이사 후보군은 재직 2년 이상 그룹 직급 부사장 이상 요건을 충족하는 인물 대상이다.
KT는 외부 낙하산 후보 영입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대표이사 후보자에 대한 주주총회 의결 기준을 기존 보통결의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하겠다는 계획이다. 향후 선임되는 신규 후보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연임 후보는 의결 참여 주식의 3분의 2이상인 특별 결의가 적용된다.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경영 감독 강화 차원에서 기존 사내이사 수를 3명에서 2명으로 축소한 것도 주요 변화다. 기존 이사회 선임 대표이사와 같은 복수 대표이사 제도는 폐지하고 대표이사 1인 중심 경영 체계로 전환해 대표이사 책임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기존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상설 위원회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통합해 '이사후보추천위원회'로 명칭을 변경하며, 전원 사외이사로만 구성한다. 기존 지배구조위원회의 역할이었던 대표이사 후보군 발굴이나 후계자 육성 업무 등도 해당 위원회로 이관된다.
KT는 올해 들어 두 차례 CEO 후보자가 사퇴하는 일을 겪었다. KT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을 차례로 대표 후보로 내정했지만 정치권 등에서 '이권 카르텔' 등의 지적이 일자 이들은 차례로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현재 KT는 박종욱 대표이사 대행이 임시 체제를 꾸리고 있다.
KT는 오는 30일 제1차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신규 사외이사 7인과 김용헌 현 KT 이사회 의장 등 8인 체제로 구성되는 KT 차기 이사회는 오는 7월 신임 대표이사 후보자를 확정하고 8월에는 선임 절차를 마무리하겠다는 목표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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