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수요 많다” 대형스팩 줄줄이 상장 도전

오대석 기자(ods1@mk.co.kr)

입력 : 2023.06.12 18:25:00
KB스팩24호 NH스팩29호 등 대형 스팩 도전 잇따라


최근 공모액 100억원 내외 규모 중심으로 형성됐던 국내 스팩(SPAC) 시장에서 연이어 300억원 이상 대형 스팩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스팩 상장은 서류상 기업(페이퍼컴퍼니)을 만든 뒤 인수합병(M&A) 해 비상장 기업을 상장하는 방식이다. 스팩 상장 제도가 소형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 규모별로 활성화돼 제도가 안착하는 토대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오는 13~14일 공모 규모 320억원인 ‘KB스팩24호’에 대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같은 날 NH투자증권도 대형 스팩인 ‘NH스팩29호’에 대한 청약을 실시한다. NH스팩29호는 공모액이 255억원 규모로, 지난 7~8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동안 상장됐던 다수의 스팩이 공모액 100억원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이달 들어 대형 스팩의 상장 도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모액 규모를 감안하면 기업가치 3000억원 수준 기업의 상장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팩은 증시가 위축된 시기에도 상대적으로 용이한 시장 진입 경로를 마련해줘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자금 조달이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다. 일정 기한 내 합병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투자자에게 원금과 이자를 돌려주는 안정성 덕분에 주식 시장 변동성이 클 때 인기가 높다. 기업 입장에선 스팩 상장은 성장성보다 재무적 안정성이 큰 기업,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은 기업 등에게 매력적인 자금 조달 경로가 될 수 있다.

그간 스팩 상장은 소형에 치중됐다는 것이다. 대형 스팩의 경우 그에 걸맞는 합병 대상기업을 물색하는 것에 대한 우려 탓에 활발하지 않았다. 이달 상장의 문을 두드리는 NH스팩29호와 KB스팩24호 모두 지난 3월 한 차례 상장을 철회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대형 스팩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국내 기업공개(IPO) 업계에서는 대형스팩의 대상이 되는 기업가치 3000억원 이상의 대형, 중견기업들 가운데 스팩 상장에 대한 수요가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430억원 규모 초대형 스팩인 하나금융25호스팩이 2차전지 검사 솔루션 기업 피아이이와 합병하기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성공 사례를 쌓아오며 국내 스팩 시장이 성숙해진 것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주 수요예측에 나서는 KB증권의 경우 지난해 12월 KB제20호스팩 소멸합병 방식으로 옵티코어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는 3월, 6월에 각각 KB제23호스팩, 제22호스팩과 합병 예정인 세니젠과 카티스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거래소에 제출했다. KB증권은 지난해 3개 스팩(21~23호)을 신규 상장했으며, 올해 추가로 3개 이상의 스팩을 상장할 계획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이번에 진행되는 KB스팩24호를 통해 국내 자본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돕고 중소형사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스팩 제도의 장점을 활용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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