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라면 가격 인하…오뚜기·삼양 행보는?

입력 : 2023.06.27 15:26:20
제목 : 농심, 라면 가격 인하…오뚜기·삼양 행보는?
2010년 이후 13년만…수익 악화 우려로 주가는 하락세

[톱데일리] 정부가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한 이후 농심이 가장 먼저 실행에 나섰다. 현재 농심을 포함한 국내 라면업체들이 수익 악화 우려로 주가가 하락하는 등 타격을 피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오뚜기, 삼양식품 등 다른 라면 기업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농심은 내달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6.9%, 4.5%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던 신라면 한 봉지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의 행보는 정부의 물가 안정을 위한 가격 인하 요구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8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해 9, 10월 (라면 값이) 많이 인상됐는데, 현재 국제 밀 가격이 그 때보다 50% 안팎 내렸다"며 "기업들이 밀 가격 내린 부분에 맞춰 적정하게 (가격을)내렸으면 좋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 26일 농림축산식품부는 대한제분, CJ제일제당 등 주요 제분업체들과 간담회를 가지는 등 정부의 가격 인하에 대한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분위기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 밀 가격 하락에 따른 밀가루 가격 입하에 대한 협조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에 따르면 국제 소맥의 지난 6월 가격은 톤당 234달러(약 30만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26.9%가 하락했다.

정부가 라면의 가격 인하 언급을 특정한 가운데 농심이 먼저 실행으로 옮기면서 오뚜기, 삼양식품 등 다른 국내 라면기업들의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라면업체가 가격 인하에 나선 것은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라면업계는 당시 제품 가격을 20~50원가량을 내린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내리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가루 가격이 상승하자 국내 라면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농심은 라면 가격을 평균 11.3%를 올렸고, 삼양식품도 평 균 9.7% 인상했다. 오뚜기와 팔도도 각각 라면 제품 가격을 9.8%, 11%씩 올렸다.

이와 같은 가격 인상으로 라면업체들은 수익 개선 효과를 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24년 만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부진했던 농심은 가격 인상 이후 회복세에 들어선 모양새다. 1분기 매출액은 86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38억원으로 86%가 늘어났다. 호실적을 기반으로 지난 8일 농심 주가는 45만6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다만 좋은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최근 가격 인하에 대한 수익 악화 우려가 제기되면서 주가도 직격탄을 맞았다. 가격 인하 언급이 있었던 다음날인 지난 19일 농심 주가는 전일 대비 2만6500원이 하락한 41만15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며, 현재도 40만원 대에 머무르고 있다. 같은 날 삼양식품도 주가가 전일 대비 8900원이 하락했고, 오뚜기는 지난 27일 39만900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했다.

라면업체들이 가격 인하로 국내 사업의 수익 악화가 우려되는 만큼,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농심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2019년 미국 현지 공장을 증설한 데 이어 현재 미국 제2공장 내 추가라인 증설과 제3공장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매출이 1분기 1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가 증가하는 등 상승세지만, 여전히 해외 매출 비중은 전체의 26%에 그치고 있다.

삼양식품은 수출 비중이 높은 만큼, 가장 가격 인하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삼양식품은 수출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1분기 라면이 포함된 면스낵사업부 해외 매출은 15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가 증가하는 등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오뚜기는 해외 사업 성과가 더욱 절실하다. 오뚜기는 내수 비중이 약 90%에 달하고 있어,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경우 타격이 제일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분기 기준 오뚜기 해외 매출은 738억원으로 전체의 8% 수준에 그치고 있다.

오뚜기는 베트남에 현지 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1분기 오뚜기 베트남 법인 매출액은 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가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억원으로 26.5%가 줄어들었다.

오뚜기 관계자는 "회사가 내수 비중이 높긴 하지만, 종합식품사인 만큼 현재 라면을 포함한 면 매출은 전체의 30%로 라면을 주 사업으로 하는 다른 회사에 비해서는 비중이 적은 편"이라며 "다방면으로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6.05 15:30
농심 420,500 2,500 +0.60%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6.07 05:59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