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외풍 부는 KT, CEO 선임 절차 돌입
입력 : 2023.06.30 11:42:04
제목 : 낙하산 외풍 부는 KT, CEO 선임 절차 돌입
친정부 중심 사외이사진 구성…경영 공백 장기화 여파 벗어날까[톱데일리] KT가 '친정부' 인사들로 분류되는 신규 사외이사들로 이사진을 새로 구성하며 경영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는다. 낙하산 외풍(外風) 우려에도 하반기중 최고경영자(CEO) 선임까지 순조롭게 마무리 짓고 경영 공백 장기화로 인한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여부에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KT는 30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사내이사 수는 3인에서 2인으로 축소해 사외이사 중심의 이사회 경영 감독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임시주총에서 의장을 맡은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지배구조 문제로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사외이사 선임 절차를 시작으로 대표이사 선임 절차와 이사회 역할 등 전반적 지배구조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KT는 곽우영 전 현대자동차 차량IT개발센터장,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안영균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윤종수 전 환경부 차관, 이승훈 KCGI 글로벌부문 대표 파트너, 조승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최양희 한림대 총장 등 7인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공통점은 친정부 코드로 분류되는 인사라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와 관련 있는 인사 뿐 아니라 과거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 시절 요직에 있던 인사들이 포함됐다. 앞서 정치권의 '그들만의 리그'라는 비판이 이후 정부 색깔을 맞추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신임 이사중 김성철 사외이사는 윤석열 정부의 미디어 정책을 수립하는 민·관 합동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최양희 이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을 지냈고, 윤종수 이사는 국가보훈처와 환경처 등에서 재직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환경부 차관으로 활동했다.
KT는 임총을 통해 대표이사 선임 절차에 대한 정관 개정안도 통과시켰다. 대표이사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지식과 경험' 문구가 빠지고 대신 기업경영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산업 전문성 등으로 변경됐다. 본업 통신 외 여러 산업과의 확장을 염두한 결정이지만 낙하산 인사 선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번지고 있다.
KT 새노조는 "정보통신분야 전문성을 삭제하고 산업 전문성으로 변경하면서 낙하산 CEO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의혹 제기가 난무한다"며 "이사회 의장에게 초유의 CEO 유고와 이사회 초토화 상황에서 정보통신 전문성을 삭제하면서 논란과 혼란을 자초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KT는 복수 대표이사 제도를 폐지하고 대표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 기준도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높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관련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KT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8.53%), 현대자동차(7.79%), 신한은행(5.48%) 등의 입김이 세질 수 있어, CEO 선임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임시주총에서 새로 선임된 이사들은 현재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김용헌 사외이사와 함께 새 이사회를 꾸리고 올해 3월 구현모 전 대표 사임 이후 공석인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 달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받고, 8월 중 최종 선임 과정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KT는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과 최종 대표이사 선임 등을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다. 지분율 1% 이상 국내외 주요 주주 17곳(국민연금, 현대자동차 등)의 추천을 받아 외부 전문가 5인을 선정했다. 이번 사외이사 구성도 해당 TF의 지배구조 개선의 첫 단계로 진행됐다.
KT는 당장 경영 공백으로 인한 실적 부진 만회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KT는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올해 1분기 홀로 실적 부진을 경험했다. KT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4437억원, 영업이익 4861억원을 기록하며 3사 중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2.4% 하락했다.
경영이 안정화되면 2분기부터는 실적이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T는 매출 6조5251원, 영업이익 49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 7.7%씩 증가, 3분기엔 매출 6조6829억원, 영업이익 47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4.9%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이 무산된 이후 무너진 주주와의 신뢰를 쌓는 것도 해결해야할 과제다. 지난해 8월까지만 해도 장중 최고가 3만9300원까지 기록했던 KT 주가는 경영 공백 문제가 발생했던 올해 3월 기점으로 2만원대로 내려오면서 현재까지 3만원 선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박종욱 KT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이날 임시주총에서 "안정성과 성장성을 겸비한 KT 펀더멘탈은 변함없다"며 "새롭게 개선된 지배구조에서 성장 기반을 단단히 다져 KT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6.05 15:30
KT | 50,300 | 450 | +0.90%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서울-부산 아파트 매매가 10년만에 2.1배→3.5배…양극화 심화
-
2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수사 속도 붙나…경찰, 원희룡 소환 검토
-
3
호주, 애그리테크 스타트업 육성…"한국과 식량안보 협력"
-
4
“옷 안사고 안 나간다”...허리띠 졸라맨 젊은이들 10년 전 2030보다 덜쓴다
-
5
세계식물원교육총회 9일 코엑스서 개막…동아시아서 처음 열려
-
6
부산시,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부산세일페스타' 연다
-
7
호주, AI로 새우·연어양식 최적화…소 트림 줄여 친환경 생산
-
8
WP "나사·펜타곤, 트럼프-머스크 충돌에 스페이스X 대안 추진"
-
9
제주도, 외식업체 경영 컨설팅…선착순 30곳 모집
-
10
[고침] 경제(은행 예금금리 3년만에 최저…이번주 KB·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