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그리테크 상용화 기업…낭비되는 비용 줄이고 환경 영향 고려위성·카메라·드론 활용해 실시간 '산불 감시'하는 스타트업도
성혜미
입력 : 2025.06.08 08:01:01
(태즈메이니아[호주]=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새우가 먹이를 먹을 때 아래턱에서 나는 소리나 연어가 남기는 먹이 알갱이를 수중 카메라로 파악해 사료량을 최적화하는 양식장.
소와 양·염소의 트림을 줄여 온실가스(메탄)를 감축하는 사료 보충제를 만드는 회사.
이들 업체는 모두 호주 태즈메이니아섬의 애그리테크(AgriTech·농업기술) 상용화 기업들이다.
필립 화이트 AQ1 시스템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한국인 직원들 [촬영 성혜미.재판매 및 DB금지]
필립 화이트 AQ1 시스템즈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지난달 중순 태즈메이니아주의 주도 호바트 본사를 방문한 한국 취재진에 수중 청음 장치를 활용한 급이(먹이주기) 시스템의 특징을 소개했다.
취재진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5년 한-호주 언론교류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그는 "새우 양식 비용의 절반가량이 사료비인데 기존에는 하루 두 차례 정해진 시간에 급이하는 방식"이라며 "이 경우 먹지 않은 사료가 가라앉아 비용 낭비와 함께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술은 수중 마이크로 새우가 아래턱으로 사료를 먹을 때 내는 소리(클릭킹)를 모니터링해 배가 얼마나 고픈지와 언제, 얼마만큼의 먹이를 줄지를 AI 알고리즘으로 분석, 자동으로 먹이를 준다"고 설명했다.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면 사료 낭비를 줄이면서 새우를 빨리 키우기 때문에 양식 효율성이 20∼50% 향상된다고 업체는 강조했다.
AQ1 시스템즈의 기술은 동남아 국가와 에콰도르, 멕시코 등 20여개국 새우 양식장에 수출됐으며 양식장 하나당 초기 설치 비용은 미화 3천∼5천 달러(400만∼700만원)이다.
이 회사 직원 70명 중에는 한국인도 두 명 있다.
한국인인 윤희문·김유창씨는 소프트웨어와 앱 개발을 맡고 있다.
연어 양식업체 '휴온'의 통제실 [촬영 성혜미.재판매 및 DB금지]
호바트의 연어 양식업체 '휴온'(Huon)도 첨단 급이 시스템으로 양식 효율을 최적화했다.
제이슨 울리 휴온 통제실 매니저는 "(수중 카메라가) 연어가 남기는 먹이 알갱이를 하나하나 다 감지한 뒤 AI 시스템이 가장 적절한 양을 급이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먼바다의 연어 양식장에 바지선과 수중 카메라, 자동 급이장치를 설치하고 1명의 직원이 36개의 양식장을 통제실에서 관리할 수 있다"며 "적합한 시점에 적절한 양의 먹이를 주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고 건강한 연어를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씨 포레스트'의 마사유키 타츠미 연구개발 책임자 [촬영 성혜미.재판매 및 DB금지]
호바트 외곽에 위치한 '씨 포레스트'(Sea Forest)는 호주 토종 홍조류 바다고리풀(Asparagopsis)을 사용해 소와 양 등 반추위 가축의 사료에 섞여 먹이는 '씨피드'라는 제품을 생산한다.
위가 4개인 반추위 가축은 장내 발효 과정에서 온실가스 중 하나인 메탄을 발생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지구온난화에 더 강력한 영향을 준다.
씨 포레스트의 마사유키 타츠미 연구개발 책임자는 "반추위 가축이 소화할 때 이산화탄소와 수소가 발생해 메탄이 생성되는데 씨피드를 먹이면 수소 활동을 저감시켜 메탄 생성을 막는다"며 "메탄 발생량을 80%까지 줄일 수 있고 사룟값 절약과 가축의 성장 속도 개선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