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도 잠못 드는 투자자들…실적·지표 이벤트 줄줄이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3.01.22 21:00:00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올해 설 연휴는 주식 투자자들에게 조마조마한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시가 연초부터 가파르게 반등하다 최근 숨고르기를 하는 가운데 설 연휴 기간과 연휴 직후 각종 이벤트들이 산재해있기 때문이다.

20일 증권가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설 연휴를 맞아 오는 23~24일 이틀간 휴장한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증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시가 휴장하지만 일정은 제각각이다. 중국과 대만은 23~27일, 즉 다음주 내내 휴장한다. 홍콩은 23~25일, 베트남은 23~26일, 싱가포르는 23~24일 휴장한다.

휴장기간에도 굵직한 이벤트가 적지 않다. 주요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게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다음주 월요일인 23일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 의사록이 공개된다. 일본은행(BOJ)은 지난달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되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폭을 기존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해석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가 여전히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일본이 언제, 어떤 속도로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할지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증시에서는 오는 24일 존슨앤존슨, 록히드마틴, GE, 3M 등 굵직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몰려있다. 또 같은 날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도 발표될 예정이다. 미국의 경기가 앞으로 어떨지를 보여주는 경기지표다. 컨퍼런스보드 경기선행지수는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전월 대비 -1.0%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 -0.5%를 밑돌았다.

24일에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연설도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ECB의 금리 인상폭이 0.25%포인트로 낮아질 것으로 본다. 하지만 라가르드 총재는 매파적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19일 다보스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을 적시에 목표치인 2%로 되돌릴 때까지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습. [출처 : 연합뉴스]


설 연휴 직후에는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대기 중이다. 25일에는 삼성전기· LG이노텍, 26일에는 현대차·삼성에스디에스·에코프로비엠, 27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LG전자, 현대모비스, 포스코케미칼 등이 4분기 성적표를 내놓는다.

해외 증시에서도 25일 마이크로소프트·보잉·ASML, 26일 테슬라·마스터카드, 27일 인텔·쉐브론·LVMH 등의 실적발표 일정이 잡혀 있다.

경기지표로는 26일에 나올 우리나라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 관심이 모아진다. 증권가에서는 -0.3% 정도의 역성장을 예상한다. 코로나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20년 2분기 이후 처음으로 보는 마이너스 성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국에서도 4분기 GDP를 발표한다. 시장예상치는 2.6%다.

최대 관심사는 27일에 나올 미국 PCE(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다. 이 지표는 연준이 물가지표 중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11월에는 5.5%였고 12월에는 5.1%를 예상하고 있다. 예상치보다 낮은 숫자가 나온다면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시장이 환호할 가능성이 있다.

미 연준이 21일부터 블랙아웃에 들어가면서 다음주 한주간 증시 최대 화두는 2월 FOMC가 될 전망이다. 올해 첫 FOMC는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연달에 4번이나 단행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인상폭을 0.50%포인트로 낮췄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 이른바 베이비스텝을 예상하고 있다.

FedWatch 기준으로 2월 FOMC에서의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94.3%나 된다. 이어 3월 FOMC에서도 베이비스텝 확률이 73.7%다. 두 차례 0.25%포인트 인상이 이뤄지면 미국 기준금리는 5.00% 수준이 되는데 여기서 금리인상이 멈출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장의 전망이다. 그리고 올해 11월과 12월 FOMC에서 한 차례 또는 두 차례의 금리인하를 기대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은 금리인상 기조에 대한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기간에 들어와 있다고 판단한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지난해 3분기가 미국 물가 상승률의 정점이었다는 점이 훨씬 더 명확해질 것이고 연준이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노동시장의 과열도 이미 체감적으로는 정점을 지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 연준과 시장의 간극이 크고 점점 더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 변속에 대한 기대로 단기간에 더 가파르게 시장이 오른다면 낙폭도 훨씬 커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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