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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30억 투자…현 지분 가치 4배 이상

[톱데일리] 국내 창업투자회사 인라이트벤처스가 3년 전 투자한 이노시뮬레이션으로 대규모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달 초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노시뮬레이션 주가가 공모가를 훌쩍 뛰어 넘으면서 인라이트벤처스가 운용 펀드로 보유한 지분가치도 투자 원금 대비 4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인라이트벤처스가 이노시뮬레이션과 인연을 맺은 시기는 2020년 12월로 올라간다. 당시 인라이트벤처스는 이노시뮬레이션이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매입해 10억원을 투자했다. 해당 우선주의 발행가 액은 1만4917원이었다.

이후 인라이트벤처스는 6개월 만에 이노시뮬레이션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면서 신뢰를 보였다. 운용하는 '인라이트9호 넥스트유니콘 벤처펀드'와 '달빛 혁신창업 성장지원펀드'를 활용해 총 20억원 어치의 RCPS를 매입했다.

특이한 점은 2021년 발행한 우선주 전환가액이 앞서 발행한 RCPS 전환가액 대비 낮다는 것이다. 2021년 발행한 RCPS의 전환가액은 4000원으로 결정됐다. 이노시뮬레이션의 기업가치가 반년 만에 급감한 셈이다. 이노시뮬레이션이 추가 자금 확보가 시급한 상황에서 기존 투자자인 인라이트벤처스가 백기사로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인라이트벤처스의 믿음은 높은 수익률로 돌아올 예정이다. 사업 자금을 확보한 이노시뮬레이션은 2022년 하나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한 후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2017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하려 했지만 일정을 미룬 지 5년 만 이었다. 이를 위해 미래에셋증권 주식자본시장(ECM) 기승준 본부장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하기도 했다.

기술성특례상장을 추진한 이노시뮬레이션은 기술성평가에서 A·A 등급을 확보했다. 이후 지난해 9월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서류를 제출한 후 올해 4월 말 승인 결과를 받았다.

이후 상장 과정은 수월하게 진행됐다. 이노시뮬레이션이 공모가 산정을 위해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경쟁률은 1869.47대 1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경쟁률이었다. 이에 공모가도 공모밴드(1만3000원~1만5000원) 최상단으로 결정됐다.

많은 관심을 받으며 이달 6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이노시뮬레이션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140%를 초과한 3만6000원을 넘기도 했다. 현재는 공모가 대비 67% 정도 높은 2만5000원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노시뮬레이션의 주가 강세 덕에 인라이트벤처스가 보유한 이노시뮬레이션 지분 가치도 상당히 올랐다. 인라이트벤처스는 '인라이트1호 청년창업펀드' '달빛 혁신창업·성장지원펀드' '인라이트9호 넥스트유니콘 벤처펀드' 등으로 이노시뮬레이션 주식 55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현 주가를 감안한 지분가치는 137억을 넘는다. 투자 원금 대비 4배 이상이다.

물론 당장 인라이트벤처스가 투자금 회수(엑시트)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인라이트벤처스가 운용한 펀드가 보유한 지분은 전량 1개월의 보호예수가 걸려있다. 내달 6일부터 지분 처분이 가능하다.

인라이트벤처스 외 대성창업투자, 수림창업투자(현 하이투자파트너스), KDB산업은행 등이 이노시뮬레이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재무적 투자자들은 이노시뮬레이션 초기 투자자인만큼 유의미한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17년 유한책임회사(LLC)형 벤처캐피털로 설립한 인라이트벤처스는 지난 해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주식회사 형태로 전환하면서 자본금을 늘리고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한 것이다.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본금을 20억원 이상으로 키웠다.





톱데일리
김민지 기자 min37@top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