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 Re:View] 이지스운용, 독일 오피스 부동산 '임의 매각' 위험↑
입력 : 2023.08.01 14:31:26
제목 : [해외투자 Re:View] 이지스운용, 독일 오피스 부동산 '임의 매각' 위험↑
글로벌펀드229호, EOD 피하기 안간힘 썼지만…자산 가치 하락 이어져
대주단, 담보 실행 가능성…후순위인 투자자, 대규모 손실 위험[톱데일리] 이지스자산운용의 독일 오피스 투자 펀드가 대규모 손실 위험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임대차 재계약 실패로 여러 악조건이 겹치면서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놓인 탓이다. 자발적 자산 매각 또는 리파이낸싱도 쉽지 않아 선순위 대주단 중심의 자산 임의 매각에 따른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유럽 오피스 부동산 투자 펀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이하 글로벌펀드229호)'의 자산 가치가 투자 이후 줄곧 하락했다. 투자 자산에 대한 가치는 2018년 6억4700만유로(9089억원), 2020년 6억1800만유로(8682억원), 2021년 5억8800만유로(8260억원), 2022년 12월 말 5억4400만유로(7642억원)으로 낮아졌다.
글로벌펀드229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핵심업무구역에 소재한 오피스 빌딩 '트리아논'을 투자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다. 트리아논 빌딩은 약 6만8502제곱미터(㎡, 2만722평 규모)의 46층에 달하는 오피스 건물로 독일의 데카뱅크 등이 사옥으로 활용해 왔다.
해당 빌딩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위태로워졌다. 트리아논 빌딩의 LTV는 인수 초기(2018년) 57.8%에서 2020년 말 63.1%, 2021년 말 66.3%로 증가했다. 2022년 12월 기준 LTV 71.7%를 기록하며 70%대가 넘자, 펀드는 대출금 일부를 상환해 LTV 비율을 69.1%로 낮추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차인 '데카뱅크'가 본사를 이전하기로 결정하면서 대규모 공실 발생 가능성도 높아졌다. 데카뱅크는 트리아논 빌딩 전체 대비 임대 비중 60%를 차지하는 핵심 임차인이었다. 계약 기간은 2016년부터 2024년 6월까지로, 2023년 4월 이전에 사전 통지할 경우 5년 연장이 가능하며, 2023년 6월까지 통지가 없을 경우 임대차 계약은 1년 자동연장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데카뱅크는 트리아논 빌딩과 재계약하지 않고 인근 빌딩으로 본사를 이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운용기간 만기를 앞두고 트리아논 빌딩 매각 절차를 밟고 있지만 진척은 더딘 상황이다. 펀드의 최초 설정일은 2018년 10월 31일이며, 존속 기간이 5년인 만큼 펀드의 만기는 올해 10월 31일까지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매각 절차를 마무리하고 투자자들에게 매각 대금을 분배해야 할 시기다. 하지만 신탁기간 3개월 남은 현 시점까지 매각은 성사되지 않았다. 참고로 글로벌펀드229호가 트리아논 빌딩을 최초 인수한 금액은 6억8385만유로(약 8890억원)이다.
리파이낸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피스 빌딩 인수 당시 일으켰던 대출금의 리파이낸싱을 위해 이지스자산운용은 130곳의 금융기관과 접촉했다. 글로벌펀드229호의 자금조달에 관심을 보인 금융기관들은 기존 투자자의 추가 자본 출자를 리파이낸싱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펀드의 일반 투자자와 기관투자가들 중 상당수가 추가 출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리파이낸싱도 현재까지 성사되지 못했다.
문제는 일련의 상황에 따라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펀드는 대주단들과 주요 준수사항으로 LTV를 65% 미만으로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65%를 넘기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대주단의 캐시트랩(Cash Trap, 현금흐름 통제권), LTV가 70% 이상일 경우 EOD 사유에 해당하는 것으로 대출 관련 약정을 걸었다. 현재 LTV가 65%를 넘어 독일 현지 계좌에 캐시트랩이 발동한 상태다.
새로운 세입자를 위한 투자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물 리모델링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고 있지만 대주단의 현금 통제로 주도적인 캐팩스(CAPEX, 설비) 투자에 어려움을 겪게 됐기 때문이다.
장기간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주단의 담보 실행에 따른 트리아논 빌딩의 '자산 임의 매각'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산 임의 매각이란 대주단 중심의 자산 매각을 뜻한다. 이 경우 운용사가 자산 매각과 관련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글로벌 금리 인상과 재택근무 확산으로 오피스 빌딩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이들에게 대출한 금융기관들이 기존 투자자에게 추가 출자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이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대주단이 담보 실행으로 오피스 자산을 헐값에 매도하는 경우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이 경우 펀드 투자자들이 대주단에 비해 후순위에 속해 상당한 투자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지스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트리아논 빌딩의 자산 매각 절차를 개시했다"며"아울러 신규 대주단 모집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적 대주가 약정 필수 조건으로 추가 자본금 납입을 요구하지만 이를 위한 추가 지분 출자 자금 모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추가 지분 출자가 무산될 경우 자산 관련 대출의 만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리파이낸싱이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렇게 되면 대주단의 본건 담보권 실행에 따른 강제 매각 및 소유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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