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쟁사 출신 '김영섭' 차기 CEO 낙점
입력 : 2023.08.04 17:24:23
제목 : KT, 경쟁사 출신 '김영섭' 차기 CEO 낙점
DX 혁신 주도할 적임자로 최종 선정…대통령실 낙하산 인사 우려 변수[톱데일리] 반년 넘게 지속된 KT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과정이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내정함으로써 마무리 단계로 향하고 있다. 앞으로 임시 주총에서 대표로 선임되기까지 약 3주 가량 남은 동안 경쟁사 출신 성분과 낙하산 논란에 대한 우려 해소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KT는 김영섭 전 LG CNS 대표를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최종 선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KT는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 전환이란 비전 아래 디지털전환(DX)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고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적 임자로 김 대표 후보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KT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정관상 대표이사 자격요건과 주요 이해관계자 의견 등을 반영해 이사회가 마련한 심사기준에 따라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기업가치 제고와 대내외 신뢰 확보 및 협력적 경영환경 구축, 경영비전과 변화·혁신 방향 제시,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 마련 등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앞서 KT는 공개모집과 외부 추천 등으로 접수한 30여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심사해 지난달 27일 3인으로 명단을 추렸다. 이사추천위원회는 최종 후보에 선정된 김영섭 전 LG CNS 대표, 박윤영 전 KT 사장, 차상균 서울대 교수를 상대로 이날 심층 면접을 실시해 김 후보자를 선정했다.
사실 통신 업계에선 김 대표 후보자에 대한 내정을 일찌감치 예상하고 있던 분위기였다. 박윤영 전 사장은 구현모 전 대표와의 경합에서 수 차례 탈락한 이력이 있고, 차상균 교수는 재계 12위의 KT그룹을 경영하기에는 학계 출신이란 한계가 사업 운영 측면에서 약점으로 평가됐다.
김영섭 전 LG CNS 대표는 LG 회장실 감사팀 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를 거쳐 2014년 LG 유플러스 CFO(부사장)을 지냈다. LG유플러스 재직 후로는 LG CNS에서 근무했다. 재무 분야, 회계, 구조조정 분야에 밝은 '재무통'으로 꼽히지만, 경쟁사 출신이라는 점은 '순혈주의' KT로선 불안 요소로 꼽힌다.
정보통신분야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지만 일각에선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도 뒤따른다. 김 전 사장이 이관섭 현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 친형과 경북대 사대부고 동문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인사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청와대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KT새노조는 이날 "김영섭 예비 신임대표는 숏리스트가 발표되면서부터 용산의 개입 및 낙하산 의혹이 많았다"며 "이를 일소하기 위해서라도 과거 낙하산 CEO가 회사를 어떻게 망가뜨렸는지 반면교사를 삼고 무너진 조직을 정상화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번 KT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선 CEO 후보의 자격 조건을 두고 여러 논란이 뒤따랐다. 특히 KT 이사회가 차기 대표이사 자격 요건에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전문성을 삭제하면서 본업 통신과 미래 신사업에 요구되는 경영 능력이 부족한 인사가 선임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물론 선임 절차에서 CEO에 도전한 국회의원이나 고위 관료, 대선 캠프 출신 인사들은 모두 탈락했다. 이는 정치적 외풍 논란에 대해 선을 긋겠다는 KT 이사회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지만, KT 현직 지원자들을 모두 제외되고 최종 LG그룹 출신 김 전 대표를 내정함으로 낙하산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다는 평가다.
김 후보자를 최종 선정한 KT는 이달 말 임시 주주총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임시 주총에서 대표이사 선임안 표결에 따라 최종 후보는 CEO로 공식 선임된다. 지난 달 임시 주주총회에서 바뀐 정관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안은 특별결의로 참여 주식의 60% 이상 찬성을 받아야 통과된다.
대표 선임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김영섭 대표 후보는 오는 2026년 정기 주주총회까지 2년 7개월 동안 KT를 이끌게 된다. 지난해 말부터 추진한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그간 제기됐던 CEO 부재에 대한 경영 공백 우려를 해소하고 KT그룹의 정상화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당장은 KT가 3월 구 전 대표 사임 이후 장기간 경영 공백을 겪었던 만큼, 김 내정자가 차기 KT 대표이사로 짊어질 부담감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부터 임원 인사와 조직개편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이어온 '비상경영 체제'를 끝내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야 하는 책임감도 뒤따른다.
특히 검찰이 KT 전임 CEO들의 비리 혐의 관련 수사를 펼치며 KT와 계열사 경영 전반에서의 문제를 다루고 있기에, 김 후보자에겐 벌써부터 KT의 '이권 카르텔'을 끊어낼 의지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최근 검찰이 KT 일감 몰아주기의 핵심인 황욱정 KDFS 대표를 구속하며 관련된 남중수 전 대표와 구현모 전 대표 등에게도 혐의가 향하고 있다.
한편, KT는 올해 들어 CEO 후보자가 연속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현재 다섯달째 CEO 공백기를 겪고 있다. KT 이사회가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사장을 차례로 CEO 후보로 지명했지만, 정부와 여당으로부터 '그들만의 리그' 등의 지적이 이어지자 후보자들은 결국 중도 사퇴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해당 기사는 톱데일리(www.topdaily.kr)에서 제공한 것이며 저작권은 제공 매체에 있습니다. 기사 내용 관련 문의는 해당 언론사에 하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True&Live 증시뉴스 점유율1위, 인포스탁(www.infostock.co.kr)
기사 관련 종목
06.05 15:30
KT | 50,300 | 450 | +0.90% |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
1
교육 全과정에 AI…"오픈AI, 챗GPT로 대학교육 전면개편 야심"
-
2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에 뷰티·관광 '중국특수' 기대감
-
3
서울-부산 아파트 매매가 10년만에 2.1배→3.5배…양극화 심화
-
4
부산시,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부산세일페스타' 연다
-
5
세계식물원교육총회 9일 코엑스서 개막…동아시아서 처음 열려
-
6
호주, 애그리테크 스타트업 육성…"한국과 식량안보 협력"
-
7
토허제 약발 떨어지나…강남3구 아파트 거래량 일제히 '반등'
-
8
[특파원시선] 대미 관세협상 한창인 日, 韓자동차산업 견제 노리나
-
9
“옷 안사고 안 나간다”...허리띠 졸라맨 젊은이들 10년 전 2030보다 덜쓴다
-
10
양평고속도로 특혜의혹 수사 속도 붙나…경찰, 원희룡 소환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