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서 쓴맛 봤던 신세계, 두 번째 도전은 다를까
입력 : 2023.08.14 08:30:08
제목 : 소주서 쓴맛 봤던 신세계, 두 번째 도전은 다를까
증류식 소주 출시 준비중...'푸른밤' 실패 후 2년만 재도전
수출용 과일소주로 자신감 충전…사업 구조 다각화 '속도' [톱데일리] 신세계그룹이 한 차례 실패를 경험했던 소주 사업 재도전에 나선다. 와인 사업이 주춤하면서 주류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들어 소주 시장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이 이번엔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주류 계열사 신세계L&B(신세계엘앤비)는 희석식 소주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엘앤비는 특허청에 '킹소주24', '쎄주24', '부강소주24' 등 여러 상표권을 출원했으며, 제품명으로는 '킹소주24'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엘앤비의 행보는 종합 주류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이다. 신세계엘앤비는 이전까지 와인에 치우친 사업 구조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실제 지난해 종합 주류 기업을 목표로 내세우며, 맥주 시장에 진출하는 등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최근 실적까지 주춤하면서 수익 개선을 위한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게 된 상황이다. 지난해 신세계엘앤비의 연매출은 2063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116억원)은 절반에 가까운 45%가 줄면서 내실 없는 성장을 일궜다는 평가다.
최근 신세계엘앤비를 포함한 와인 수입사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된 상태다. 고환율, 물류비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1위인 금양인터내셔날 또한 지난해 매출이 1414억원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29%가 줄어든 187억원에 그쳤다. 이런 흐름으로 인해 최근 업계 내 신사업 강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세계엘앤비는 소주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엘앤비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해외를 타겟으로, 수출용 과일 소주를 생산하며 관련 사업에 다시 물꼬를 텄다. 과일 소주 누적 수출량은 작년 기준 119만병을 기록하는 등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속에서 이번 신제품으론 국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신제품 출시는 신세계그룹의 2년 만의 소주 국내 재도전이다. 2016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로 제주소주를 인수한 이후 '푸른밤'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소주 시장에 발을 들였다. 당시 푸른밤은 출시 4개월 만에 300만병이 판매되는 등 초기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그 흐름이 오래가지 못하면서, 적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푸른밤의 부진 장기화 여파로 제주소주는 인수 첫 해부터 2019년까지 누적 적자가 347억원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은 늘어가는 적자를 극복하지 못하고 2021년 사업을 정리했고, 제주소주는 그 해 신세계엘앤비에 흡수합병됐다.
이번 신세계그룹의 소주 재도전 성공 여부는 차별화 전략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신세계그룹은 '푸른밤'의 실패에도 차별화 전략의 부재가 컸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당시 푸른밤은 제주 콘셉트로 출시됐으나, 외관부터 초록색 병으로 기존 제품들과 비슷하게 출시되면서 업계 내 확실한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
신세계그룹이 최근 저도수가 유행인 시장 흐름과 반대로, 높은 도수 제품을 출시한다는 점에서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소주 시장은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 '새로'와 하이트진로 '진로이즈백' 등 알코올 도수16도 수준의 소주 제품이 인기 를 끌고 있는 가운데 신세계엘앤비 신제품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24도로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 후발주자로 치열한 소주 시장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는 점도 당면 과제다. 앞서 자리를 잡은 경쟁사인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진로이즈백' 투트랙 전략을 앞세워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또한 최근 롯데칠성음료는 무과당 제품 '새로' 흥행을 앞세워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류시장에서 도수 높은 제품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신세계도 소주 재도전을 준비하며 고도수 쪽으로 포인트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에는 마케팅 싸움으로 흥행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주류 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소구점을 어떻게 잡아 소비자들을 공략할 지가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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