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옵션 시점 앞둔 KDB생명, '역마진' 부담 어쩌나

입력 : 2023.01.26 17:04:22
제목 : 콜옵션 시점 앞둔 KDB생명, '역마진' 부담 어쩌나
운용이익률 2%대로 하락…고금리 채권·저축성보험 출시에 역마진 불가피

[톱데일리] KDB생명이 앞서 발행한 2억달러(216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조기상환권) 행사 시점이 오는 5월 도래한다. KDB생명은 상환을 계획하고 있지만 채권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자금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KDB생명은 지난 2018년 5월 2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해당 채권에 대한 금리는 7.5%로 설정됐다. KDB생명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122억원 가량의 이자를 지급해 오는 5월까지 5년 간 단순 계산 시 약 610억원의 이자를 지급할 것으로 집 계된다.

일단 KDB생명은 오는 5월 상환을 계획 중이다. KDB생명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을 통한 유상증자와 새로운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이다. 다만 산업은행이 KDB생명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인수대금을 포함해 지난 2018년 30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등 지금까지 KDB생명에 투입된 자금이 1조원 가까이 되는 만큼 추가적인 유상증자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종자본증권을 새로 발행한다고 하면 금리가 부담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보험사들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금리는 6~7%대로 결정됐다. 가장 최근 발행한 푸본현대생명(11월)의 경우 400억원을 발행하면서 7.95%의 금리가 책정됐다. 다만 푸본현대생명 발행 당시보다 기준금리가 0.50%p(포인트) 오른 점을 고려하면 KDB생명의 금리는 이보다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금리 역마진이다. KDB생명이 7%대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고 해도 연 5% 가량의 역마진이 불가피하다. KDB생명의 운용이익률은 2021년 연간 기준으로는 2.8%,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는 2.07%에 불과하다. KDB생명의 최근 운용이익률은 지속해 악화되는 추세다. 10년 전인 2011년 까지만 해도 운용이익률은 5.62%에 달했지만 최근 5년 동안은 ▲2017년 3.47% ▲2018년 3.05% ▲2019년 3.26% ▲2020년 2.99% ▲2021년 2.8% 로 지속 떨어졌다. 최근에는 2% 초반대까지 낮아졌다.

보험사에서 운용이익률이 중요한 이유는 보험사가 보험료를 운용해 수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발행한 수익으로 발행한 채권들에 대한 이자와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 상품에 대한 이자도 지급하게 된다.

KDB생명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운용자산은 19조2483억원으로 4000억원 가량의 수익을 내고 있어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마이너스 장사'를 해야 하는 셈이다. 다시 말해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이 KDB생명의 수익성을 깎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을 앞두고 KDB생명이 지난해 말부터 고금리 저축성보험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지난해 12월 KDB생명은 IFRS17 제도 상 유리한 저축성보험을 늘리기 위해 5.9%대 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KDB생명의 운용이익률을 고려하면 연간 약 3.8% 가량의 역마진이 발생하는 것이다.

아직 KDB생명이 어떤 방식으로 2억 달러를 갚을 지는 알 수 없다. KDB생명 관계자는 "기존 계획대로 5월 2억달러는 조기상환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상환 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톱데일리
윤신원 기자 yoo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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