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롯데홈쇼핑 부동산 매입 강력 반발 이유는

입력 : 2023.08.23 14:58:20
제목 : 태광산업, 롯데홈쇼핑 부동산 매입 강력 반발 이유는
지분 45% 쥔 2대 주주, 롯데홈 이사진에도 등재 "실적 악화 상황…롯데지주 현금 확보 목적 의심"

[톱데일리] 태광산업이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의 서울 양평동 본사 부동산 매입에 대해 강한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추진 과정에 하자가 있음은 물론, 녹록지 않은 현 경영상황을 고려할 때 유동성 위축을 야기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태광산업 측은 롯데홈쇼핑의 지분 45%를 쥔 2대주주인데다 주요 인사들이 해당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어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말 개최한 이사회에서 롯데지주·롯데웰푸드로부터 서울 양평동 5가 소재 임차사옥 토지 및 건물을 약 2039억원에 매입하기로 의결했다. 해당 부동산은 롯데지주가 64.6%, 롯데웰푸드가 3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태광산업은 해당 사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롯데홈쇼핑의 실적 부진(올 1분기 기준 전년대비 매출 16%, 영업이익 88% 하락) 등 현 상황을 고려할 때 사옥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롯데홈쇼핑은 그동안 해당 건물을 임차해 사용해왔다. 연간 임차료는 약 55억원이었다. 관련 계약은 이달 말까지였지만 이번 사옥 매입건으로 상호간 계약도 해지됐다.



태광산업 측은 롯데그룹의 최근 녹록지 않은 경영상황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이번 부동산 매입 계획은 롯데홈쇼핑의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롯데지주가 현금 확보를 목적으로 롯데홈쇼핑 측에 부동산 매수를 요청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롯데그룹의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신용평가업계(한국기업평가)가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및 주요 계열사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한 게 이를 방증하는 부분이다. 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는 지난 2020년 이후 그룹 경영효율성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분투자가 지속되면 서 차입금이 증가하고 자체 재무부담이 확대된 상태다. 2019년 말 약 1조2000억원이던 순차입금은 2021년 말 2조2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지난해 말에는 3조원까지 증가했다. 영업현금창출력은 감소한 가운데 계열 지분투자 관련 자금 순요출 부담이 이어진 까닭이다.

롯데지주는 2020년부터 2021년까지 롯데케미칼, 롯데푸드,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칠성음료, 롯데자산개발 등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했다. 지난해에도 코리아세븐 유상증자 참여(약 3984억원), 롯데헬스케어 설립(약 700억원), 롯데바이오로직스 설립(약 1789억원) 등 계열 지분투자가 이어졌다. 올해 1월에는 롯데케미칼 유상증자에 참여(약 2939억원)했다.

태광산업 측은 감정평가 역시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롯데홈쇼핑 측이 이사회에 제공한 자료에는 막연하게 낙관적인 미래 추정치에 근거해 연간 17억원의 개선효과(경상이익 기준)가 있다는 내용만 언급됐을 뿐, 향후 발생 가능한 다양한 리스크 요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라며 말했다.

이어 "매입가와 관련, 국토건설부령 '감정평가에 관한 규칙'상 규정된 원가법이 아니라 원가법·거래사례비교법·수익환원법을 각각 20:40:40의 비중으로 가중평균하는 방식을 사용해 감정가격이 보수적 평가 방식에 비해 300억원 가량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부연했다.

태광산업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롯데 그룹 측의 개선을 촉구하는 한편, 미이행 시 법률 절차 등의 조치에 돌입할 계획이다. 태광산업 측은 계열사를 포함해 롯데홈쇼핑의 지분 약 45%(태광산업 27.99%, 대한화섬 10.21%, 티시스 6.78%)를 쥔 2대주주다. 주요 현안에 대해 태광산업 측의 영향력이 적지 않게 작용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제반 법률 절차를 포함한 다각도의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톱데일리
권준상 기자 kwanjju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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