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 [캠시스] ④ 실패의 연속...신사업 투자의 굴욕

입력 : 2023.09.05 14:08:06
제목 : [지배구조 분석] [캠시스] ④ 실패의 연속...신사업 투자의 굴욕
블랙박스, 전기차 이어 생체바이오 진출...미미한 성과에 재무부담만 가중

[톱데일리] 공평학원 오너일가는 캠시스 인수 이후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주 사업인 카메라 모듈이 안정을 찾고 있었기에 급하지는 않았지만 회사를 성장시킬 모멘텀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창출하기 보다는 아직까지도 굴곡의 연속입니다.

지난 2012년, 캠시스는 전 경영진이 진행했던 스크린 골프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했습니다. 대신 카메라 모듈업과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았고 자동차 관련업을 낙점했습니다. 초기에는 시장이 커지고 있던 블랙박스에 집중했습니다. 단순한 영상저장기능에서 벗어나 운전자 안전을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자동자 전장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였습니다.

자체 기술 개발을 마치고 영업에 나섰습니다. 블랙시스(BLACKSYS)라는 상표를 달고 제품 평균 단가 약 15만원에 판매를 시작했는데 첫 해 매출 2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전체 매출의 0.53%에 달하는 수치였습니다. 판매를 시작한 이듬해인 2014년 평균 단가를 약 13만원으로 낮추고 매출을 37억원(전체 매출의 0.9%)으로, 2015년에는 57억원(1.3%)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 시기 자동차 내·외부에 카메라를 장착해 차량을 관제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성장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블랙박스 사업은 200여곳에 달하는 경쟁업체가 난립하면서 시장을 주도하지 못했습니다. 차량관제단말 부분도 국내 메이저인 현대차와 기아에는 공급할 수 없어 북미나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판로를 찾아야 했습니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 1위인 상하이자동차그룹의 자회사 화위자동차와 전방카메라시스템 개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지만 드라마틱한 매출 성장을 이룰 수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2016년부터는 매출이 정체되거나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캠시스는 이 시기 다른 사업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코니자동차에 약 12억원 투자하면서 전기자동차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전장-IT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 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컸습니다. 당시 중국 투자회사가 코니자동차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엿본 캠시스는 소형 전기차 사업을 위해 투자에 팔을 걷어 붙였습니다.

코니자동차는 2017년경 사업을 사실상 정리했지만 캠시스는 자체적으로 전기차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투자금액만 300억원이 넘었습니다. 2020년에는 캠시스(창저우)신능원 자동차 유한회사를 설립해 중국 생산기지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불어난 손실이 부담이었습니다. 결국 2021년 전기차사업을 물적분할해 쎄보모빌리티를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취득원가는 251억원.

전남 영광에 38억원을 추가 투입해 생산공장을 만들며 다시 재기를 노렸지만 여전히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생산실적은 연간 1000대 정도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140억원에 달했습니다.

결국 올 상반기 캠시스는 쎄보모빌리티의 최대주주 지위를 내려 놨습니다. 지난 6월 28일 쎄보모빌리티 지분 60%(주식수 300만주)를 바이루트에 처분키로 한 것인데요. 거래금액은 총 27억원으로 계약금과 중도금 형식으로 15억원을 받았고 2024년 6월 28일 잔금 12억원을 지급 받을 예정입니다.

캠시스와 쎄보모빌리티의 인연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매각 후 남은 잔여지분뿐만 아니라 쎄보모빌리티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자들이 행사한 주식매수청구권 40만주를 43억원에 인수해 여전히 지분 41.3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투자 계약에 따라 캠시스는 쎄보모빌리티 주식 300만주를 27억원에 처분하고, 우선주 40만주는 43억원에 매입하는 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쎄보모빌리티가 연결대상에서 제외되는 대신 지분법으로만 반영돼 재무 부담은 다소 경감될 예정입니다.



캠시스의 투자가 쓴 맛을 본 것은 전기차뿐만이 아닙니다. 생체바이오 분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캠시스는 생체 정보인식 정보 보안 사업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베프스에 투자했습니다. 최초 베프스 지분 33.28%를 4억원에 취득했는데 3개월도 지나지 않아 20억원을 추가로 넣어 지분 78.18%를 확보했습니다.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2016년에는 50억원을 추가로 투입해 지분율을 92.74%로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사업은 지지부진했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결국 2018년 대여금 50억원을 출자전환한데 이어 2020년 잔여지분을 7억원에 매입해 지분율을 100%로 만들었습니다. 장기대여금 103억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심폐소생에도 사업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캠시스는 2021년 베프스를 소규모 합병키로 했습니다. 총 330억원 가량을 베프스에 투자했지만 제대로 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캠시스가 떠안아야 했던 셈입니다.

현재 캠시스는 베프스가 갖고 있던 3D방식의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 기술을 기반으로 생체 바이오 사업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올 상반기 기준 2억 600만원 수준입니다.


톱데일리
김동희 기자 rha11@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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