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사고 예방 대세는 4D"…SK텔레콤 'VR 사망' 체험기
입력 : 2023.10.26 10:30:36
제목 : [현장르포] "사고 예방 대세는 4D"…SK텔레콤 'VR 사망' 체험기
안전체험교육관 개관…VR 체험으로 안전 사고 대비[톱데일리] "안전 교육에 참가한 내부 구성원 한 분이 휴가 중 마트에서 일을 보다가 영유아의 기도 막힘으로 보이는 긴박한 상황을 마주했다. 교육에서 배운 심폐소생술과 하임리히 대처법을 떠올리고 직접 응급처치에 나서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이한우 SK텔레콤 안전보건팀장)
25일 SK텔레콤이 대전 부사사옥에 개관한 안전체험교육관 'SKT 패밀리 세이프 T 센터(SKT Family Safe T Center)'를 방문했다. 이 교육관은 한 주 전인 지난 19일에 개관한 곳으로 통신 공사나 철탑작업 등을 진행하는 현장 작업자의 안전교육을 위해 특별히 마련됐다. 면적 888.44㎡ 규모의 시설이다.

다른 안전 교육 시설과는 다르게 통신 공사에 특화된 장비나 시설을 그대로 눈 앞에 옮겨와 관련 작업 환경에서 발생할 법한 사고 예방에 착안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SK텔레콤의 ICT 기술력을 활용한 VR(가상현실) 체험을 적극 도입해 현장감과 함께 사고의 경각심을 높였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해당 시설은 총 26개 체험 시설물을 갖췄다. 그중 15개 종목은 공식 검수 과정을 거쳐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정식 안전체험교육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동시에 30명이 교육할 수 있는 시설 규모로 하루 2회, 연 8000명의 교육 이수가 가능하다. 개관 첫 해 연말까지 1000명의 교육 이수 달성이 목표다.

SK텔레콤 부사사옥 3층,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은 '미디어 월(Media Wall)'이다. 우선 보안을 위해 음주측정 시스템을 거쳐 사진 촬영 후 안전서약서를 작성하면 입장할 수 있다. 교육에 앞서 참석자가 안전다짐을 촬영하면 미디어 월에 기록되는데 해당 영상은 가족이나 친지 등에 보낼 수 있다.
체험에 들어가기 앞서 안전 교육에 필요한 정보 습득을 위해 이론강의장을 방문했다. 이곳에선 교육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기본 안전 교육 학습이 이뤄진다. 교육장에 비치된 VR 헤드셋을 사용하면 실제 현장에서 일어날 법한 여러 안전 사고 유형을 간접적으로나마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본격적인 체험이 시작된 후 기초안전작업에 대한 교육부터 이뤄졌다. 감전과 과전류 등 전기 사용에서의 주의할 점을 학습하고 작업 현장에서의 안전화, 안전모 등의 중요성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교육이다. 망치 낙하 사고로 뚝배기 깨지듯 박살 난 수박이 안전모 하나로 온전하게 보호됨을 목도한다.
사고 위험의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실제 추락 사고와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는 안전대 체험이 있다. 참가자가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로 공중에 들려 일순간 추락을 체험하는데 여기서도 VR이 활용된다. 참가자는 VR 기기 착용과 동시에 아찔한 높이의 고소작업장으로 순간이동하고 손 쓸 틈도 없이 추락사를 경험한다.

다음 순서인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 교육을 마치면 고소작업대 체험장이 나타난다. 작업대, 연장구조물 등으로 사람을 작업위치로 이동시키는 차량에서도 위험한 순간은 다반사다. 부주의한 차량 운전자가 갑자기 튀어나와 고소작업대 차량과 충돌하는 경우 그 충격으로 작업자는 튕겨나가는 등 추락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그래서 교육관에서는 안전수칙 숙지를 위해 6행시를 준비했다. 아무런 연관조차 없을 조합의 '고아라 신밧드'. 고: 고임목 설치, 아: 아웃트리거 장착, 라: 라바콘 설치, 신: 신호수 이용, 밧: 받침대 설치, 드: 들어갈 때 안전보호구 장착! 전혀 의외의 6행시 조합이라 나도 모르게 전두엽에 각인되는 짜릿한 효과는 덤.

다음 체험은 이동식사다리. 이동식사다리도 경작업이라 방심했다가 쉽사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장비다. 특히 건물 옥상 5G 장비와 광중계기 설치 작업 등에 자주 사용되기에 자칫 위험한 사태에 이를 수 있다. 사다리가 넘어지지 않도록 안전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2인 1조 작업과 장비 착용의 중요성에 대해 학습한다.
그 외에도 교육관에선 각종 안전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 차단기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LOTO 체험', 산소와 유해가스 등 농도에 따른 변화를 살피는 '밀폐공간체험', 안전하게 물건을 옮기는 '중랑물운반체험'. 경보설비와 화재대비 체험 등이다. 평소 익숙하지 않던 완강기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도 학습한다.

교육관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4D 체험. SK텔레콤의 ICT 기술이 접목된 실감형 체험공간에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현장 작업자의 의견을 수렴해 VR로 옮긴 가상의 고소작업대, 옥탑작업 등 공간이 있다. 감전센서, 낙하센서, 에어센서, 협착센서, 열센서 등이 탑재된 'VR 코쿤(VR Cocoon)'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체험이 교육의 백미를 장식한다.
VR 코쿤은 기기마다 제작 비용이 1억원 이상 들어간 교육관의 자랑거리다. 참여자는 이곳에서 작업자로 변신해 임무를 수행하다 온갖 위험한 순간을 간접 체험한다. VR 체험에 임해 가상 사망 사고를 경험한 한 참가자는 "너무 생생해서 놀랐다. 어이없는 사소한 일로도 사망할 수 있구나"라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기자도 직접 체험해봤다. 안전수칙을 제대로 준수하지 못한 작업 환경에서 4번의 참사를 겪었다. 특히 지상에서 작업하다가 옆 건물 옥상 고소작업장에서 떨어진 망치는 공포 그 자체였다. 피하고 싶었으나 VR 공간의 협소한 공간의 한계 때문에 공중에서 날아든 망치를 얼굴에 정면으로 들이받았다.
SK텔레콤 이 안전체험교육관을 개설하게 된 계기는 중대재해처벌법 도입과 맞물린다. 지난해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을 예고하면서 산업계 전반 안전 사고 예방과 관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해당 교육관도 SK그룹 관계사나 협력사 구성원들의 안전 의식을 높여 현장의 사고를 방지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안전체험교육관은 지난 2021년 11월 SK텔레콤이 안전보건 전담조직을 신설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이듬해 6월 SK텔레콤과 'ICT 패밀리' 13개사와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이 이뤄졌다. 이어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과 함께 안전보건경영시스템(ISO45001) 인증을 받은 후 올해 4월 본격 공사에 들어가 6개월 만에 문을 열었다.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이 같은 안전체험교육관을 2호, 3호로 넓혀가겠다는 계획이다. 대전을 1호점으로 결정한 데에는 지역적 접근성을 크게 반영했다. 단순히 전국 어디서든 접근할 수 있도록 이동간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선택이었지만 향후 경영 계획에 반영해 교육관을 추가 신설할 뜻을 밝혔다.
교육 참가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교육 이후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만족도는 98%가 나오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물론 안전체험교육관 첫 운영이다보니 미숙한 점도 있다. 장소가 다소 협소하고 교육장 사이 소음이 있다 보니 동시 다발적 교육이 이뤄질 경우 집중도가 떨어지는 것은 개선사항으로 꼽혔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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