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존도 30%' 중국 나란히 부진에도…아모레 웃고, LG생건 울고
입력 : 2023.10.30 16:06:41
제목 : '의존도 30%' 중국 나란히 부진에도…아모레 웃고, LG생건 울고
LG생건, 중국 이어 일본서도 '주춤'…아모레, 사업 다각화 효과 '톡톡' [톱데일리] 화장품업계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실적에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 침체 영향을 고스란히 받은 반면 아모레퍼시픽은 사업 다각화 효과를 앞세워 중국 사업의 부진을 메울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두 회사 모두 전체 매출의 약 30% 가량을 의존하고 있는 시장이다.
30일 LG생활건강은 3분기 연결 기준 1조7462억원의 매출과 128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6%, 32.4%씩 줄어든 수치다. 앞서 시장에서는 LG생활건강이 1500억원 가량의 분기 이익을 낼 것으로 전망했었다.
음료사업이 제로 탄산, 에너지 음료 등 호조로 매출이 늘었으나, 화장품과 생활용품이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이 악화했다. 특히 화장품 사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올해 3분기 LG생활건강의 화장품 사업 매출액은 6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80억원으로 88.2% 줄어들었다.
화장품 사업의 실적 악화는 중국 사업의 부진이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LG생활건강 내 중국 시장은 전체 해외 매출의 약 30%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지역이다. 이런 가운데 3분기 중국 매출이 13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도 5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9%가 줄어들면서 하락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품 리뉴얼 여파로 중국 시장 영업손실은 22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주목 해야 할 점은 LG생활건강이 올해 자사의 최대시장인 중국 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9월에는 고급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대표 제품인 '천기단'을 출시 13년 만에 리뉴얼하고 현지 시장에 선보였으며, 지난 8월에는 약 4년 만에 중국에서 대규모 브랜드 행사를 열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결과적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공 들이기에도 불구하고 현재 중국 화장품 시장 전반은 현재 하락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티몰과 타오바오의 지난 9월 화장품 총 거래액은 1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조소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세계적으로 중국 화장품 수요 회복세가 더디고, 중국 외 시장에서의 화장품 수요가 견조한 상황"이라며 "중국 비중이 높은 대형사들의 3분기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의존도 줄이기가 시급한 가운데 돌파구로 낙점한 일본 시장도 부진하면서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일본 매출은 87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가 감소했다. 일본은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도 눈 여겨보고 있는 만큼 LG생활건강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경쟁사인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수익 개선이 예상되면서, LG생활건강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9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가 감소하나, 영업이익은 51%가 증가한 38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31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도 LG생활건강과 마찬가지로 중국 사업은 부진했다. 아모레퍼시픽 내에서도 중 국은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주력 시장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전년보다 8,.2% 줄은 1363억원, 136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브랜드 라네즈가 선전했으나 설화수와 이니스프리 부진으로 전체 매출이 하락했으며, 설화수 리뉴얼 여파가 영업손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다만 같은 중국 시장 부진에도, 아모레퍼시픽은 사업 다각화 효과가 나타나면서 LG생활건강과 다른 결과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아시아 시장 매출이 14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늘고, 최초로 중국 매출을 넘어설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도 56억원 수준의 성과를 내며 흑자 전환, 외형과 내실을 모두 잡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은 일본 시장의 성과가 고무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일본 시장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일본 시장에서 메디 화장품 브랜드 '에스트라'에 이어 고급 화장품 브랜드 '헤라'를 선보이는 등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한편 3분기 상반된 성적표를 받은 양 사는 4분기에도 비슷한 양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서는 LG생활건강이 4분기에도 반등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LG생활건강은 4분기 매출액 1조7855억원, 영업이익 855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33%가 감소할 전망이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의 화장품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리브랜딩이 필요하다. 성장통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중국 화장품 시장의 더딘 회복 등을 고려했을 때 고급 브랜드 제품인 더후의 리뉴얼 성과를 단기간 안에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아모레퍼시픽은 4분기 매출액이 1조1328억원, 영업이익 71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9%, 20%가 증가할 전망이다. 하누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지역 다변화와 브랜드 효율화를 통해 중국 없이도 돈 버는 사업 구조를 구축했다"며 "국내는 채널 다변화, 기타 아시아는 브랜드 추가와 함께 코스알엑스 연결 편입에 대한 기대가 유효하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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