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먹구름에 테슬라 주가 또 날벼락…차량용 반도체 대장주마저 22% 급락

김인오 기자(mery@mk.co.kr)

입력 : 2023.10.31 09:52:52
30일, 日파나소닉 “배터리 감산” 인정
전기차 수요위축 언급에 테슬라 5%↓

차량용 반도체 연말 실적도 위기감
ON, 가이던스 실망감에 22% 급락
NXP 반도체 덩달아 매도세 집중

‘아마존 전기차’ 리비안 한달-34%


뉴욕 맨해튼 소재 한 테슬라 전시장/사진=김인오 기자


전기차 시장 글로벌 수요 둔화 탓에 자동차 제조업체에 이어 차량용 반도체 업계 주가 급락 사태가 벌어졌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 외에도 ‘테슬라 넘어서기’를 선언했던 제네럴모터스(GM)와 포드 등이 줄줄이 대규모 전기차 투자·생산 계획을 절회하는 분위기다.

이런 배터리 간판 기업으로 꼽히는 일본 파나소닉이 배터리 생산량을 줄였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연일 악재가 부각되자 뉴욕증시에서는 투자자들이 앞다퉈 관련주 투매에 나섰다.

30일(이하 현지시간) 테슬라 주가


3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테슬라 주가가 직전 거래일 대비 4.79% 급락한 결과 주가 200달러 선이 붕괴됐다.

같은 날 테슬라의 오랜 배터리 공급업체인 일본 파나소닉이 지난 9월까지 배터리 셀 생산량을 줄였다고 밝히면서 ‘전기차 수요 부진’ 압박이 다시 한 번 부각된 결과 테슬라 주가는 1주당 197.36 달러로 내려 앉았다.

이날 우메다 히로카즈 파나소닉 최고 재무 책임자(CFO)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둔화를 이유로 배터리 관련 사업 부문 연간 이익 전망치를 15% 낮췄다.

올해 3분기(7~9월) 동안 일본 내 배터리 생산을 줄였다고 밝혔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모델 S와 X 용 배터리 셀을 공급해왔다. 회사는 한국 LG에너지솔루션, 중국 CATL 과 더불어 글로벌 3대 배터리 업체로 꼽힌다.

런던 소재 금융정보업체 오르텍스가 이달 27일까지 집계한 데이터를 보면 테슬라 주가 하락에 베팅한 공매도 거래자들은 회사 실적 발표 이후 약 30억 달러 이익을 냈다.

테슬라 공매도 비율(유통주 대비)은 3.21% 이며 이는 약 180억8000만달러 규모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8일 장 마감 후 실적 발표 자리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 경영자(CEO)가 전기차 등 자동차 업계 수요 둔화 리스크를 강조하면서 “우리는 사이버트럭으로 스스로 의 무덤을 팠다”면서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을 계기로 현재까지 약 18% 떨어졌다.

최근 한 달 간 리비안 주가 흐름


위기감은 테슬라를 넘어 GM(GM)과 포드(F), 루시드(LCID), ‘아마존 전기트럭’ 리비안(RIVN) 등 전기차 시대를 선언한 업체들 주식 매도세로 확산됐다.

이달 2일 이후 최근 한 달간 루시드와 리비안 주가는 각각 약 27%, 33% 떨어져 같은 기간 테슬라 낙폭(22% 하락) 보다 컸다.

전기차 도전장을 냈던 내연기관자동차 간판 기업 GM과 포드 주가도 최근 한달 각각 약 16%, 21% 하락했다.

두 기업은 전기차 외에 기존 내연 기관 자동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해 전기차 수요 감소 리스크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지난 달 15일 이후 전미자동차노동조합 파업이 겹친 탓에 주가 약세를 이어왔다.

GM은 지난 24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내년 중반까지 2년 간 40만대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전기차 생산량 가이던스를 폐기했다.

미시간주 오리온 타운십에 있는 공장을 전기트럭 생산공장으로 전환하는 시점도 1년 연기했다. 이어 25일에는 일본 혼다자동차가 지난 해 GM 과 맺은 저가형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포드 역시 지난 26일 실적 발표 자리에서 켄터키주에 12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포드가 전기차 픽업트럭인 ‘F-150 라이트닝’ 생산 공장에서 교대 근무를 줄이는 방식으로 생산량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30일 ON세미컨덕터 주가 흐름


​이런 가운데 30일 뉴욕증시 개장 전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ON세미컨덕터(ON)는 4분기(10~12월) 부진한 실적을 예고한 탓에 하루 만에 주가가 약 22% 급락했다.

이날 회사 경영진은 실적 설명회를 통해 “일부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 고객사들이 자동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부담을 받고 있으며 이는 우리로서도 리스크”라고 언급하면서 월가 기대를 밑도는 사업 목표치를 제시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차량용 반도체 부족 대란과 전기차용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2년 간 주가가 100% 가까이 뛴 바 있다.

다만 이날 경영진이 제시한 ON세미컨덕터의 올해 4분기 매출 전망치는 19억5000만~20억5000만달러, 주당 순이익(EPS)은 1.10~1.24달러다. 이는 작년 4분기(매출 21억달러·EPS 1.35달러) 보다 줄어든 수치이며 팩트셋 집계 기준 월가 기대치(매출 21억8000만달러·EPS 1.29달러) 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같은 날 차량용 반도체 간판 기업인 NXP 세미컨덕터(NXPI↓ 5.00%)도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는 다음 달 7일 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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