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농심] ① 신동원 회장 '뉴 농심', 어디까지 왔나

입력 : 2023.11.07 15:04:10
제목 : [유통진단] [농심] ① 신동원 회장 '뉴 농심', 어디까지 왔나
내수형·라면 의존도 낮추기 과제…美법인 실적 성장세 천호엔케어 인수 불발 등 건강기능식 사업 확대 '주춤'

[톱데일리] 신동원 농심 회장이 2021년 그룹 회장 취임 이후 '뉴 농심'을 내세운지 약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신 회장은 취임 당시 해외 사업과 국내 신사업을 중심으로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농심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현재까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이 순항하는 반면 신사업으로 내세웠던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은 주춤하면서 신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 신동원 회장 체제 가동 2년…미국 사업은 순항

농심은 2021년 7월 신동원 회장 체제로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신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신춘호 회장의 장남으로, 1979년 농심 입사를 시작으로 차근차근 경영 수업을 받아 왔다. 이후 1997년 대표이사, 2000년 부회장을 거쳐 2021년 회장으로 취임하며 농심을 이끈 지 약 2년이 지났다.

신 회장 체제 아래 농심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룹 핵심인 농심의 연결 매출은 2021년 2조6629억원에서 지난해 3조129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1061억원에서 1121억원으로 확대했다. 올해 또한 상반기 누적 매출액 1조6979억원, 영업이익 1174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 67%씩 증가하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돼 온 라면에 치우친 사업 구조와 국내시장 의존도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농심의 전체 매출 가운데 라면 비중은 2021년 기준 78%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국내 매출 비중도 6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신 회장도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취임 당시 변화와 혁신을 통한 '뉴 농심'을 만들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던 것이다. 구체적으로 국내에서는 건기식, 비건 등 신사업을 키워 라면에 편중된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고, 해외 시장에서 라면 사 업을 적극 확대해 향후 세계 1위 라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였다.

농심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해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1984년 샌프란시스코 사무소를 설립하며 미국에 처음 진출한 농심은 2005년 LA에 공장을 세우고 본격적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농심은 한류 열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프리미엄 라면 콘셉트를 내세우며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업계 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농심의 미국 사업은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농심 미국법인(NONGSHIM HOLDINGS USA, INC.) 매출액은 1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으며, 반기순이익 5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4억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또 다른 미국 법인(NONGSHIM AMERICA, INC.)도 같은 기간 매출액이 2440억원에서 3031억원, 반기순손익은 44억원에서 218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기준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양 사의 격차는 지난 2015년 30%포인트(p)에서 2021년 기준 22.5%p까지 좁혀졌다. 신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 시장에서 연매출을 지금의 3배인 15억달러(1조9400억원)로 끌어올리고, 현지 라면 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 국내 신사업 '건기식' 낙점…천호엔케어 인수 불발 등 난항

농심이 해외 시장에서 라면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라면을 뒷받침할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농심은 라면 의존도가 높은 만큼, 매출 구조 다변화가 핵심 과제로 놓여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도 전체 매출 1조6979억원 가운데 라면 매출이 1조3376억원에 달하는 상태다.

농심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 돌파구로 낙점한 것이 건기식 사업이다. 농심은 지난 2020년 자체 건기식 브랜드 '라이필'을 선보이며 본격 시장 진출에 나선 이후 브랜드 입지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 회장은 '라이필' 출시 당시 종합 건기식 브랜드로 육성하고, 다양한 제품군으로 영역을 넓혀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신 회장은 올해 적극적인 인수합병 의사를 내비치며 건기식 사업 확장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신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건기식과 식물공장 솔루션, 외식 사업을 고도화해 육성하고 사업 역량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수합병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신 회장의 기대와 달리 건기식 사업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고 있다. 농심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천호엔케어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 농심의 창사 이래 첫 대규모 인수합병이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결과적으로 인수가 최종 불발되면서 다시 새로운 사업 확장 기회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농심은 브랜드 '라이필'을 중심으로 건기식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나, 건기식을 제조하는 공장을 따로 갖추지 않고 있어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기 쉽지 않은 여건이다.

현재 농심은 라면, 스낵 등 기존에 생산하던 제품군 위주의 생산 공장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라이필 관련 제품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농심이 건기식 사업 확대를 위해 인수합병을 강조한 이유로 여기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천호엔케어는 경남 양산에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농심이 인수 추진했을 당시 건기식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기도 했다.

문제는 건기식 사업도 업계 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후발주자인 농심의 도약 발판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6조1429억원으로 사상 처음 6조원을 돌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약 25%가 확대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여러 유통 관련 기업들이 건기식 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hy는 지난 2월 프로바이오틱스에 기능성 원료를 더한 음료 브랜드 '쉼'을 선보였으며, LG생활건강은 건기식 브랜드 '생활정원'의 마케팅을 확대하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미국 사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건기식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브랜드 '라이필'의 라인업을 확장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적당한 기업이 있다면 여전히 인수합병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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