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코인원은 왜 테더 거래를 지원할까?[엠블록레터]

김용영 엠블록컴퍼니 기자(yykim@m-block.io), 전성아 엠블록컴퍼니 기자(jeon.seonga@m-block.io)

입력 : 2023.12.08 17:12:37
[엠블록레터] 빗썸이 7일 스테이블 코인인 테더(USDT)의 거래를 지원

한다고 전격 발표했습니다
. 테더는 1달러로 가치가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거래소에서 거래를 지원하는 코인은 보통 가격 상승이 기대되는 코인인데 스테이블 코인은 사전적인 정의 그대로 가격이 고정된 코인이기 때문에 거래 지원을 하는 게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여기에는 국내의 특수한 상황이 맞물려 있습니다. 업비트, 빗썸 등 은행 실명계좌와 연결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원화를 바로 입금받을 수 있기 때문에 코인 거래에 스테이블 코인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 은행 계좌를 통해 바로 입금을 받고 거래하면 되니까요. 하지만 해외 거래소는 사정이 좀 다릅니다. 은행과 계좌 연결이 바로 되지 않는 다국적 거래소

들은 보통 카드 결제 또는 외부 입금을 통해 현금을 수혈받고 이 현금으로 코인을 매매합니다. 이 과정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USDT나 USDC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을 이용합니다

. 코인 매매도 USDT나 USDC를 거래 수단으로 사용하고 거래소간 송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거래소에서는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지도 않는 USDT를 거래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두가지가 거론됩니다. 먼저 해외 거래소와의 안정적인 송수신입니다

. 지금까지 해외 거래소를 이용하는 투자자들은 국내 거래소들이 USDT 입금을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리플이나 트론과 같이 전송에 특화된 코인들로 바꾼 다음 국내 거래소로 송금해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빠르게 송금한다 하더라도 그 시간동안 가격 변화에 노출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 바이낸스에서 업비트에 송금하는 와중에 코인 가격이 급락하면 손절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USDT로 송금하면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러면 국내 거래소들은 해외 거래소 이용자들이 손쉽게 자금을 주고받음으로써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길 기대할 수 있겠죠. 물론 외환관리법에 위반하는 송수신은 하면 안되겠지만요.

두번째는 가상자산을 이용한 외환투자입니다

. USDT는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기 때문에 달러의 가치를 추종합니다. 지금까지 달러에 투자하려면 은행에서 달러를 구매하거나 ETF를 이용하거나 달러 예금을 들어야 했는데 거래소의 USDT를 구매함으로써 간단하게, 외환관리법 위반 우려 없이 투자할 수 있습니다. 거래소가 이처럼 외환투자자를 위해 USDT의 거래 지원을 결정했는지는 미심쩍지만 이런 활용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USDT 거래에 따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 무엇보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간의 전송이 자유로워지면 국내에서는 사실상 금지돼 해외 거래소에서만 가능한 마진, 선물 거래를 이용한 투기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 올해 업비트에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한 몇몇 코인들이 해외 거래소의 선물 지원과 연계가 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는데요. 이런 의혹이 더 확산될 수 있습니다.

거래를 지원하는 USDT가 모두 트론 네트워크

를 활용하는 것도 우려가 됩니다. 트론은 최근 가상자산을 이용한 자금 세탁의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바이낸스의 제재처럼 트론도 제재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테이블 코인은 가상자산 시장의 발전에 꼭 필요한 자산으로 꼽힙니다. 국내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또는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이번 USDT 거래 지원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토론의 계기가 되길 바래봅니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4.24 11:09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