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진단] [풀무원] ③ 한발 앞선 ESG 전략, '친환경' 승부수

입력 : 2023.12.28 08:00:07
제목 : [유통진단] [풀무원] ③ 한발 앞선 ESG 전략, '친환경' 승부수
ESG 경영 7년차…'지구식단' 경쟁력과 온실가스 관리 '두 마리 토끼'

[톱데일리] 국내 식품 제조 유통 기업 풀무원이 친환경 사업을 확대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힘을 주고 있다. '지구식단' 브랜드 등 신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향후 온실가스 배출도 효과적으로 관리해 '친환경 선두주자'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목표다.

◆ 유통 ESG 선두주자 입지 강화 박차

풀무원은 국내 산업계 전반에서 일찌감치 ESG 경영 활동에 나선 기업으로 꼽힌 다. 2017년부터 'ESG위원회'를 구성하고 지속가능한 경영 전략을 점검하는 등 ESG 리스크에 대응해 왔다. 이사회 내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4명 구성으로 ESG위원회 체제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는 국내 유통 경쟁사 사이에서도 상대적으로 발 빠른 대처로 평가된다. CJ제일제당은 '지속가능경영 위원회'로 CJ그룹 계열사 중 가장 먼저 ESG 관련 위원회를 구성했는데 풀무원보다 4년이 늦은 2021년 시점이었다. '청정원' 등 브랜드를 보유한 대상은 현재까지 이사회 내 ESG 전담 위원회가 없는 상태다.

ESG 전략 가동 후 나타난 풀무원의 가장 큰 변화는 경영 투명화다. 풀무원은 2018년 경영 방식의 일대 전환을 이뤘다. 1984년 창사 이래 33년간 지속됐던 오너 경영을 마감하고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했다. 오너 남승우 이사회 의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풀무원 1호 사원' 이효율 현 대표에게 경영을 맡겼다.

이듬해 2019년 자회사 지분 매입 등 작업을 마치며 현재와 같은 모범적 지배구조를 완성했다.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 풀무원이 순수지주회사로 경영과 브랜드, 연구개발(R&D) 등을 총괄하면 자회사들은 사업을 수행하는 구조다. 사업을 자회사에 모두 맡기고 지주사가 모든 중요 의사결정을 하는 선진국형 '운영지주회사' 방식이다.

현재 풀무원은 ESG위원회 산하 '최고경영자 회의체'를 두고 중기전략, 사업계획, 인재관리, ESG 경영 전반 사항과 환경안전보건 등을 점검한다. 사업 실무에 관여하는 'ESG 실무협의체'는 풀무원식품, 풀무원푸드앤컬처, 풀무원건강생활, 로하스아카데미 등 전사 법인에서의 경영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한다.

◆ 효자 브랜드 '지구식단', 매출 기여 톡톡

풀무원의 ESG 경영은 로하스(LOHAS, 나와 지구의 지속가능을 위한 활동) 가치 실현에 기반하고 있다. 모태인 풀무원농장의 창업주 원경선 원장이 강조한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이념을 계승한 것이다. 이를 발전시켜 식물성 지향, 동물복지, 건강한 경험, 친환경 케어 등 가치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풀무원이 비건 식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풀무원은 지난 2021년 식물성 지향 선도기업을 선언하고 식물성 고기(단백질)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8월엔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 '지구식단'을 론칭해 식물성 텐더, 두부면 등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고 냉동만두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했다.

비건 사업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로도 판로를 넓히고 있다. 미국에서는 '플랜트 스파이어드(Plantspired)' 브랜드로 스윗칠리와 갈릭 맛 토핑 두부 2종과 데리야키 구운두부, 스크램블 두부, 대체육 스테이크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토푸 프로틴(Toffu Protein)' 브랜드명을 내세워 두부바 4종과 대체육 덮밥 등을 출시했다.

풀무원에 따르면 지구식단은 론칭 1년 만에 누적 매출 430억원을 올리는 등 경제적 효과도 뒷받침하고 있다. 오리온은 지구식단을 3년 내 연매출 1000억원 규모로 키우고, 현재 풀무원식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지속가능제품 비중 50% 수준을 오는 2026년까지 65%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비건 식품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는 전략과 함께 기존 사업을 재편하면서 그룹 전반 수익성 개선 효과도 보고 있다. 풀무원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1.8% 급증한 50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사 집계에 따르면 올해 풀무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572억원으로 전년(263억원)의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 전사적 친환경 노력 박차…ESG 평가 '합격점'

풀무원은 전사 차원에서의 친환경 캠페인 등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특히 이효율 대표가 직접 나서 ESG 활동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엔 일회용품 사업을 줄이기 위한 실천 운동인 '일회용품 제로 챌린지' 캠페인에 동참했다. 기업의 핵심 전략 중 하나인 '친환경 케어'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많이 나오는 사업 특성상 친환경 포장재 전환도 풀무원이 집중하는 분야 중 하나다. 지난해엔 플라스틱 트레이 제거 등으로 전년 대비 104톤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감축했다. 또 두부, 나또 등에 바이오 플라스틱 재활용 포장, 만두 등에 단일소재 PE(폴리프로필렌) 포장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ESG 강화 노력은 전 세계 무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S&P 글로벌이 지난해 발표한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에서 풀무원은 전 세계 식품 기업 중 유일하게 '인더스트리 무버(Industry Mover)'에 선정됐다. 지배구조, 공급망 관리, 환경 경영에서 개선을 보였다는 평가다.

외부 ESG 기관의 평가에서도 일단은 합격선이다. 올해 국내 ESG 평가 기관인 한국ESG기준원의 종합등급 평가에서 풀무원은 이전 A+보다 한 단계 떨어졌지만 A 등급을 유지했다. 지난해엔 세계 4대 ESG 평가기관 중 하나인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으로부터 A 등급을 받기도 했다.

◆ ESG 경쟁력 강화 위한 해결과제는?

중장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것이 향후 풀무원 ESG 전략의 핵심 관건으로 거론된다. 풀무원 통합보고서에 따르면 해외사업장을 포함한 전사 기준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한 사업장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1년 15만2254톤(tCO2eq, 이산화탄소환산톤)에서 지난해 15만7473톤으로 소폭 늘었다.

이는 신규 생산 설비 증설과 생산량 증가 등에 따른 결과로 유통 기업 사이 상대적으로 높은 축에 속한다. 지난해 풀무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같은 기간 408만7000톤 가량의 CJ제일제당과 농심(19만4403톤)보다는 낮으나, 오뚜기(13만9076톤), 오리온(6만7703톤), 빙그레(5만9514톤), 삼양식품(1만5401톤) 등보다 높다.

ESG 전문가 추가 영입도 당면 과제다. ESG위원회 내 유일한 사내이사로 활동하던 이상부 전략경영원장이 올해 7월 사임하면서 현재 해당 자리는 공석인 상태다. 현재 풀무원의 유일한 사내이사인 이효율 대표가 경영위원회 위원장 등 경영 중책을 맡고 있는 상황에서 ESG 활동에 정통한 사내이사 영입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경영활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에너지 사용량, 용수 사용량과 재이용량, 폐기물 배출량 및 재활용량 등을 관리하기 위해 자사 8개 공장과 협력기업 6곳에 식품 디지털 클러스터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 관리 항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적극적인 개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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