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기업 결산] [신세계] ① 악재 겹친 이마트, '유통 1위'까지 내줘

입력 : 2024.01.04 16:02:19
제목 : [30대 기업 결산] [신세계] ① 악재 겹친 이마트, '유통 1위'까지 내줘
주가 하락에 재무 부담까지 가중…오프라인 사업 돌파구 될까

[톱데일리] 이마트에게 2023년은 부침이 많았던 한 해였다. 실적 부진으로 '매출 1위' 자리를 쿠팡에 내준 데 이어 주가까지 급락하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은 탓이다. 한채양 신임대표 체제로 재정비에 나선 이마트는 올해 오프라인 사업을 적극 확대해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 쿠팡에 매출 역전…주가도 타격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까지 매출액이 22조1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가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8.6% 감소한 386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고금리와 원자재 가격 인상 여파로 자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연결 실적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이마트 측의 설명이다.

특히 그간 이마트의 강점으로 꼽혀온 오프라인이 부진하면서 한숨은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주력 사업인 할인점은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9조941억원)과 영업이익(756억원)이 전년보다 각각 2.3%, 34%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편의점 사업은 매출액은 1조6734억원으로 5.7%가 증가했으나 영업손실 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후발 경쟁사에도 밀리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마트는 지난해 처음으로 '유통 매출 1위' 자리를 쿠팡에게 내줬다. 쿠팡은 작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이 23조17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하는 등 상승세다. 누적 영업이익도 4448억원을 기록하며, 첫 연간 흑자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분기 쿠팡에게 처음으로 매출에서 뒤처진 이후 여전히 선두자리를 되찾지 못하고 있다. 양 사의 매출 격차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1조606억원으로, 4분기 성적을 더해도 연간 유통 1위 자리는 쿠팡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실적 하락 여파는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이마트의 최근 주가는 주당 7만1500원 대로, 약 1년 전 11만9900원으로 신고가를 경신했던 것과 비교하면 약 40% 하락했다. 작년 8월 시가총액 2조원 선이 깨진 이래 여전히 2조원을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종가 기준 시총은 1조9875억원이다.

약 3조4000억원으로 대규모 자금을 들인 이베이코리아(현 G마켓)의 인수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도 뼈아프다. 이마트는 지난해 G마켓을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선보이며 반등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창립 이래 진행된 최대 규모 인수·합병 탓에 오히려 재무 부담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마트의 연결 기준 총 차입금은 이베이코리아 인수 이전인 2020년 말 6조1677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7조9830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12%에서 150.3%로 증가했다.

이로 인해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이마트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한신평은 "온라인과 근거리 구매 패턴이 고착화되는 상황에 민간 소비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마트의 주력인 대형마트의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이마트는 반등에 상당한 시간과 경쟁력 강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 '수장 교체' 반등 계기 될까…오프라인 성과 관건

지난해 내내 부진을 겪었던 이마트는 올해 반등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기존의 시스템과 일하는 방식을 전부 바꿔야 한다"며 "사소해 보이는 '한 클릭의 격차'에 집중해야 경쟁사와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경영 의사 결정 중심에 수익성을 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이마트는 신세계그룹 전략실 출신의 한채양 이마트 신임 대표(작년 9월 선임)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재출발에 나선다는 각오다. 특히 2024년 임원인사에선 이마트와 함께 이마트24,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사업군을 'One 대표 체제'로 전환, 한 대표가 이마트의 오프라인 계열사를 총괄하도록 했다.

한 대표는 오프라인 사업을 중심으로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트레이더스 신규 매장을 방문한 것도 오프라인 사업 확장에 대한 의지로 풀이된다. 한 대표는 강희석 전 대표 체제 아래 진행되고 있던 점포 매각을 모두 중단시키고, 매장 신규 출점으로 방향성을 수정했다.

최근 이마트의 리뉴얼 매장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마트는 지난 3분기까지 12개의 점포를 리뉴얼 했으며, 그 결과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전체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5.8% 증가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올해 이마트의 전망은 나쁘지 않다. 박종렬 흥국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그간 부진한 실적 흐름에서 벗어나 내년에는 점진적인 실 적 향상이 가능하겠다"며 "2024년 이마트의 연간 연결 기준 매출액은 30조5000억원, 영업이익 177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1%, 108.4%씩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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