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너마저…예상 밖 판매 부진에 부품주도 ‘울상’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입력 : 2024.02.21 13:52:48
입력 : 2024.02.21 13:52:48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로 전세계적으로 IT 기기 수요가 급감하는 가운데 믿었던 아이폰15 시리즈도 기대 이하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애플 고객의 충성도가 매우 높고, 안드로이드에서 아이폰 갈아타기가 전세계적인 트렌드라던 낙관론이 무색해지는 양상이다. 국내 아이폰 부품사들에 대한 투자심리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21일 오후 1시 현재 LG이노텍은 전일대비 5200원(2.64%) 오른 20만2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말 23만9500원에서 두달여 만에 15.45%나 떨어졌다. 이 기간 코스피가 0.32% 하락하는 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낙폭이 매우 크다.
전고점인 지난해 6월 32만1000원 대비로는 36.9%나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아이폰15 시리즈가 출시되면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주가가 꾸준히 내리막을 타고 있다.
LG이노텍은 국내 증시에서 대표적인 아이폰 부품주로 꼽힌다. LG이노텍은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을 애플에 납품하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애플향 비중이 7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 다른 아이폰 부품주인 비에이치의 주가 상황도 마찬가지다. 비에이치는 올해 들어 17.30%나 빠졌다. 지난해 7월 2만9350원 대비로는 40.4%의 하락폭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에서도 애플의 주가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나스닥 지수가 올해 4.13% 오르는 동안 애플 주가는 5.66% 떨어졌다. 애플은 시가총액 1위 자리도 마이크로소프트에 내줬다.
이는 기대했던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아이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6%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아이폰15 시리즈의 판매 호조 때문이 아니다. 환율 보정 효과 덕분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의 첫 4개월 판매량은 전작 대비 200만대 감소한 반면 구형 아이폰 판매는 800만대 늘었다.

증권가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중국시장 부진이다. 중국은 애플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지역별 판매량 증가율을 보면 미국 2%, 유럽 10%, 일본 15% 등이었지만 중국은 -13%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중국 제조사인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에 아이폰이 밀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갤럭시S24 시리즈로 시작된 온디바이스 AI 경쟁에 중국 제조사들도 뛰어들면서 중국 시장 내 아이폰의 입지가 더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애플의 재고 조정에 따라 올 상반기 아이폰 부품 출하량은 전년대비 15~20%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도 1월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1%나 급감했다.
LG이노텍과 비에이치도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비에이치는 이미 지난해 4분기 1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어닝쇼크를 기록한 바 있다. 시장 전망치 46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올 1분기에는 LG이노텍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1035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1450억원에 비해 30% 가까이 줄어든 금액이다. 비에이치도 98억원으로 100억원을 밑돌 전망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순한 아이폰 판매 부진을 넘어 AI 전략에 대한 뚜렷한 방향이 부재해보이는 애플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되어 있다”라며 “갤럭시S24가 눈에 띄는 AI 기능을 보여주며 판매 호조에 대한 기대가 커졌듯 다음 기회는 iOS 벤더에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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