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철강주 아니에요”…2차전지로 울고웃는 포스코홀딩스

박윤예 기자(yespyy@mk.co.kr)

입력 : 2023.02.15 16:27:23 I 수정 : 2023.02.15 22:34:54
아르헨티나 염수리튬 시범공장 전경. 이차전지 양극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은 전기를 생성, 충전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제공=포스코홀딩스>
철강주로 분류되던 포스코홀딩스가 2차전지 관련 사업에 따라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는 15일 전 거래일보다 6% 오른 3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17.7% 오른 상태다. 전날 포스코홀딩스는 호주 기업과 미국에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점토에서 추출하는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시장에서 테슬라가 급등하면서 국내 2차전지주들이 동반 상승한 것도 한몫했다.

포스코는 지난해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과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신설법인, 비상장)으로 나뉘었다. 포스코홀딩스는 그룹 지주사 역할과 함께 자체 사업으로 수소사업과 함께 리튬, 니켈 등 원자재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향후 이들 사업의 진척에 따라 신규법인으로 분리하는 방안 등을 밝힌바 있다. 이후 포스코의 주가는 원자재, 2차전지주 관련 소식에 따라 움직이는 형국이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제철(-25.37%), 동국제강(-29.87%), KG스틸(-30.28%) 등 철강주가 하락하는 와중에도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소폭(0.73%)이나마 올랐다.

김용수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오른쪽)과 서지원 포스코 원료1실장(왼쪽)이 로저 쿡 서호주 부총리를 만나 ‘HBI 프로젝트’에 대한 협력과 지원을 요청했다. <사진제공=포스코>
15일 주가를 움직이게 만든 소식도 호주 기업과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2차전지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주로 광석, 염호, 점토, 유전염수에 분포한다. 현재까지는 광석과 염수에서 리튬을 추출해왔다. 포스코홀딩스는 광석리튬을 광양 생산공장 등에서 2030년까지 15만톤 생산하고, 같은 기간 염수 리튬을 아르헨티나 살타주 생산공장 등에서 12만톤 생산할 예정이다. 반면 점토와 유전염수 등에서는 아직 상업 생산 사례가 없다. 최근 북미 등에서 대규모 매장량이 보고되면서 기술력 향상과 추가 탐사에 따라 생산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해 향후 리튬 자원의 새로운 원천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자체 사업과 함께 자회사인 포스코케미칼이 양극재·음극재를 비롯한 2차전지 소재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또 포스코인터내셔널도 지난 2006년 한국광해광업공단등과 함께 아프리카 암바토비 니켈 광산 지분 4%를 확보하고 있다. 회사측은 지난해 광산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니켈 가격 급등과 함께 매각 계획을 접은 상태다.

이날 2차전지 및 리튬 관련주가 일제히 올랐다. 에코프로(8.3%), 코스모화학(5.2%), 성일하이텍(2.7%)이 올랐다. 올해 들어 에코프로는 2배 넘게 올랐고 코스모화학과 성일하이텍도 20% 넘게 올랐다.

전날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가 큰 폭으로 오른 영향으로 보인다. 기대 이하의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불구하고 테슬라 주가가 14일(현지시간) 7.5% 오른 209.3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6일 최저치인 101.8달러에서 105% 오른 것이다.

테슬라는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 덕을 봤다. 소로스는 공시에서 지난해 4분기 테슬라 주식을 24만2399주 사들였다고 밝혔다. 이 시기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 중국 차 값 인하에 따른 수요둔화 우려 등으로 54% 폭락하며 반토막 난 바 있다. 소로스는 테슬라 저가 매수에 나서 테슬라 전체 보유 지분 규모를 33만2046주로 확대했다.

한편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던 포스코(철강사업회사)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유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홀딩스가 포항제철소 복구작업에 1조3000억원 비용을 쓰면서 지난 4분기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에는 중국 경기 회복으로 철강 업황이 턴어라운드를 지속할 것”이라며 “광양 광석 리튬 공장은 예정대로 올해 10월 준공되면서 하반기에 첫 리튬 매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포스코가 저탄소 철강 원료 확보에 나선 점도 포스코홀딩스 주가에 긍정적이란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 13일 서호주 정부를 방문해 저탄소 환원철(HBI) 프로젝트 협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HBI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제거해 환원시킨 직접환원철을 조개탄 모양으로 가공한 제품이다.포스코는 ‘원료 조달 전략지역’으로 호주를 점찍으며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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