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결렬' 애경산업 자회사, 노사 갈등 고조

입력 : 2023.02.20 15:15:45
제목 : '교섭 결렬' 애경산업 자회사, 노사 갈등 고조
근무일수 보장·유급교육시간 보장·3개월 계약폐기 등 합의 불발

[톱데일리] 애경산업의 자회사 AJP와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교섭이 결렬되면서 노사간 갈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을 위한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은 20일 서울 마포구 애경타워 앞에서 애경산업 자회사 AJP와의 노동조합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고용 안정을 위한 투쟁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지난해 3월 애경산업의 자회사 AJP에 마트산업노동조합 지회로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AJP는 2018년 애경산업이 하도급 인사와 업무를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출범한 직고용 형태의 자회사다. 애경산업은 AJP를 앞세워 노조와의 원활한 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지난해 6월부터 16차례 걸친 교섭을 진행해왔다.

다만 수 차례 만남에도 의견 차를 줄이지 못했다. 노조 측이 제시한 75개 조항 가운데 29개 조항에만 잠정 합의가 이뤄졌다. 단체협약에는 근무일수 보장과 조합원 활동 보장, 3개월 계약폐기 등 내용이 포함돼 있다. 결과적으로 AJP가 이와 관련된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고, 노조 측은 지난 2월 7일 열린 16차 교섭에서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교섭 과정에서 합의점을 찾은 부분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고용 안정과 관련해 노사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노조 측에 따르면 계약 기간을 최소 1년 단위로 늘려달라 제안했지만, AJP는 도급 계약 기간대로 해야 하며 회사의 사정에 따라 계약 기간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또한 1년 중 8시간인 조합원 유급교육시간 보장과 근로시간 면제자 3000시간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근로시간 면제자는 조합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주는 근로시간면제를 수행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정준모 마트노조 조직국장은 "교섭 자리에서 애경산업은 사실상 언제든지 계약을 더 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일방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최저임금을 받으며 3개월마다 계약을 걱정해야 하는 노동자들이 계약기간을 늘려 달라고 하는 것이 정말 무리한 요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현장 직원도 "AJP는 처우개선이 아니라 조합활동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조합활동은 유급적용을 해줄 수 없으니 휴무일에 하라고 하는데, 1년에 단 하루 인정해주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이전의 합의 과정도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AJP는 노동조합 설립 이전까지 휴일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AJP지회는 출범 이후 휴일 수당 요구에 나섰다. AJP는 처음 이와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AJP지회가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에 대한 진정을 하자 회사 측이 뒤늦게 미지급된 휴일 수당을 모두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앞선 사례와 같이 여전히 교섭 과정이 원활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양희 AJP지회 지회장은 "AJP지회가 창립되고 몇 차례 회사와 교섭을 하는데, 교섭내용을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공개하면 안되며 비공개를 원한다고 했다"며 "조합원이라면 당연히 알 권리가 있는데, 숨겨야 할 이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이마트에서 애경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한 사원은 지난해 갑자기 근무일 수가 10일로 축소됐다고 통보를 받아 현재 2개 매장을 오가며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밖에 지난해 1년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했으나 올해는 폐점 예정인 회사로부터 단기 계약을 해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직원도 있다.

이와 관련해 애경산업 관계자는 "자회사 상황을 직접 확인해드릴 수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변정인 기자 ing@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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