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창업주의 균열] 고려아연, 지분 경쟁 속 이사 대거 교체
입력 : 2023.02.20 17:40:30
제목 : [영풍 창업주의 균열] 고려아연, 지분 경쟁 속 이사 대거 교체
후보 면면 살펴보니…최씨 일가 측근 절반 이상 구성[톱데일리]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가 지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의 신임 이사진 후보가 공개됐다. 새로운 이사 후보로 최씨 일가 측근의 인물들이 대거 선임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두고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지 여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사회 내 11명 가운데 6명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사내이사 중 최창근 고려아연 명예회장, 노진수 고려아연 부회장, 백순흠 고려아연 부사장이, 사외이사 중에서는 한철수·김의환·김보영 사외이사가 내달 임기가 끝난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신규 선임 이사회 후보를 대부분 새로운 인물로 채우기로 결정했다. 최근 고려아연이 제출한 주주총회소집결의 공시 내 '이사 선임의 건'에서는 총 6명의 후보가 선출됐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과 박기원 고려아연 온산제련소장 등 글로벌 사업 경험이 있는 인물들을 등용했다. 박기덕 후보는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 SMC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고려아연 기획 담당 임원을 맡았었다. 고려아연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추진함과 동시에 사업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기원 후보는 고려아연 기술 담당 임원을 역임하고 SMC의 대표이사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는 온산제련소장을 맡아, 사내이사로서 향후 제련소 기술개발 역량 강화와 신성장 동력사업 로드맵 구축 분야에서 공을 세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인 최내현 켐코 대표 역시 재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끌고 있다. 최 사장은 영풍그룹의 공동 창업주 가운데 최씨 일가에 속하는 인물로, 고(故) 최기호 영풍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최창영 코리아니켈 회장의 아들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는 사촌 사이다. 그는 고려아연의 기타비상무이사인 장형진 영풍 회장과 배치되는 위치에서 고려아연 경영에 직접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형진 영풍 회장은 영풍그룹의 고 장병희 공동 창업주의 아들로, 장씨 일가 쪽 인물이다.
고려아연은 "최내현 후보자는 알란텀, 코리아니켈, 한국전구체의 사장을 역임하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고려아연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후보로는 김보영·권순범·서대원(분리선출)씨를 추천했다. 김보영 사외이사는 재선임된 인물로, 선임안이 주총서 통과될 경우 연임에 성공한다. 다른 후보는 권순범 법무법인 솔 대표 변호사와 서대원 BnH 세무법인 회장으로 채워졌다.
신규 선임 후보 중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최내현 대표 등 절반 이상이 최씨 일가 인물로 알려진 만큼, 일각에서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장형진 회장 등 장씨 일가와 표 대결을 벌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그동안 고려아연 이사 선임 안건은 최대주주인 ㈜영풍 특수관계자로 구성된 두 집안이 공동 경영을 이어온 덕에 쉽게 통과됐다. 하지만 장씨 일가와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 지분을 두고 최근 경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번 주총 결과는 모호해졌다. 현재까지 장씨 일가가 자신의 측근을 이사 후보로 선임하는 등의 주주제안을 하지는 않았지만, 반대표를 던질 경우 현 경영진이 구성한 이사진이 주총을 통과하기 어려워진다. 현재 장씨 일가의 고려아연 지분(우호세력 포함)이 최씨 일가와 비교해 약 3.8% 가량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양측이 대결을 벌일 경우, 약 45%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의 표심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는 국민연금공단으로, 지분 8.7%를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지분율은 23.5%다.
한편 기존 이사회 구성원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내이사)과 장형진 회장(기타비상무이사) 등 4인의 임기 역시 내년 3월23일자로 끝이 난다. 양쪽 창업주 일가의 지분 경쟁이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최씨 일가와 장씨 일가 핵심 구성원들의 고려아연 이사회 재진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견된다.

톱데일리
정혜인 기자 hyeinj@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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