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쟁탈전] 얼라인파트너스 입에 널뛰는 주가

입력 : 2023.02.21 14:50:54
제목 : [SM엔터 쟁탈전] 얼라인파트너스 입에 널뛰는 주가
이창환 대표 발언마다 변동폭 커지는 SM엔터 주가 흐름 "공개매수 바보가 아니면 절대로 참여하지 말라" 장밋빛 전망 내놓아

[톱데일리]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의 발언에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 주가가 널뛰는 양상이다. 이 대표의 발언이 SM엔터 경영권 분쟁 국면이 지속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투자자들이 이에 호응하는 양상이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오후 5시 한 인터넷 방송에 출연해 "SM엔터의 주가가 3년 내에 3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 근거로 "SM엔터의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이 3년 내에 2~3배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한 이 대표는 "(특히) 영업이익은 3배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인터넷 방송이 종료된 다음날인 15일 SM엔터 주가는 곧바로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을 뛰어넘었다.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SM엔터 주가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이 대표의 'SM 3.0-영업이익 3배-주가 30만원' 발언이 시장에 회자되며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SM엔터 주식을 사들인 영향이 컸다. SM엔터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전일 대비 9.5% 상승한 12만 7900원을 기록하다가, 최종적으로는 전일보다 4.9%에 오른 12만600원에 마감했다.

이 대표가 SM엔터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이 하이브와 카카오 간의 경영권 쟁탈전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은 것 역시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에 불을 붙였다. 이 대표는 "제일 좋은 상황이 뭔지 아느냐, 이번 공개매수가 실패하고, (이수만 전 총괄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다음 하이브 14.8%, 카카오 9%의 시나리오가 가장 좋은 상황"이라며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쟁을 기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12만원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을 '바보'로 비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하이브-카카오의 대립 구도에 대한 발언 직후 "(하이브가 제시한) 12만원 공개매수에 바보가 아니면 절대로 참여하지 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12만원에 공개매수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이어 "하이브는 이 전 총괄의 지분 14.8%를 매입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이미 발을 담궜다"면서 "하이브가 12만원에 공개매수에 실패한다고 할 경우 가격을 올려 (재차) 공개매수를 하지 않을 것 같냐"고도 덧붙였다.

이날 방송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5시 30분 무렵에는 CJ가 카카오를 도와 SM엔터 공개매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해당 루머는 이날 오전부터 유포되기 시작해 공교롭게도 이 대표가 출연하는 방송 중 보도가 이뤄졌고, SM엔터 주가가 시간 외 상한가를 기록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 대표는 방송 진행자의 보도 내용에 대한 문의에 "확인 안된 루머"라는 답변을 내놓았다.

SM엔터에 대한 장밋빗 실적 전망과 주가 전망, 루머가 더해지면서 이 대표가 방송에 출연한 다음날부터 SM엔터 주가는 상승 흐름을 지속하며 16일에는 13만원을 돌파했다. 다수의 투자자들이 SM엔터의 주가가 이 대표가 제시한 30만원보다는 '아직은 싸다'는 인식이 퍼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한 12만원에 진행되는 공개매수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확산됐다.

이 대표와 얼라인파트너스가 시장에 던진 메시지로 인해 SM엔터 주가가 출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덕분에 SM엔터 투자자들은 이 대표와 얼라인파트너스의 발언 또는 행보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데 대해 학습 효과가 형성된 상태다.

실제로 지난 2022년 3월 얼라인파트너스가 카카오의 SM엔터 인수에 대한 반대 성명을 냈을 당시 이틀 사이 8% 이상 오른 주가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반대로 얼라인파트너스의 요구로 SM엔터가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해지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발표된 날과 계약 해지가 이뤄진 사실이 공개된 날은 각각 18.6%와 9.5%가 상승했다. 또한 올해 설 연휴 직전 얼라인파트너스가 자신들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SM이 자신들의 요구를 전격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힌 날은 종가 기준 8.2%, 장중 최고가 기준 10%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SM엔터 잠재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카카오와의 전략적 제휴 지지 의사를 표명한 이달 8일에는 1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우려되는 부분은 이 대표와 얼라인파트너스가 발신하는 메시지들이 개인 투자자들의 잘못된 투자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대표와 얼라인파트너스가 자신들의 메시지를 전파하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인터넷 방송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언론매체 등의 경우 금융투자 분야의 전문가 집단보다는 개인들이 정보 획득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가 쏟아낸 일련의 발언들에 대해 금융투자(IB) 업계 일각에서는 법적인 책임을 질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예컨대 현행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잘못된 소문을 유포하거나 거짓의 계책을 꾸며 타인의 잘못된 판단을 유발하는 행위(자본시장법 178조 2항)' 내지는 '증권 또는 파생상품의 매매가 성황을 이루는 듯이 잘 못 알게 하는 행위(자본시장법 176조 2항)'에 해당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대표의 전망과 사실이 어긋나는 것으로 드러나자 SM 주가가 바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있다. 하이브가 공개매수가를 최초 제시한 12만원에서 변경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직후인 20일 SM엔터 주가는 6.4% 하락한 12만1800원에 마감했다.

인수·합병(M&A)을 포함한 자본시장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한 변호사는 "이 대표는 본인이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문가가 아니라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고, '주워들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한 SM엔터의 실적 전망과 주가 전망을 제시한 것은 물론 투자자들에게 공개매수에 참여하지 말 것을 유도하고 있다"면서 "이는 시장 질서 교란행위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톱데일리
신진섭 기자 jshin@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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