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연일 자사주 매입…하이브 "공개매수 방해는 위법"

오대석 기자(ods1@mk.co.kr), 박대의 기자(pashapark@mk.co.kr), 정주원 기자(jnwn@mk.co.kr)

입력 : 2023.02.23 17:45:31 I 수정 : 2023.02.23 19:05:00
SM, 이틀간 60억 규모 매수
하이브 "시세조종·배임 해당"
이사회에 서한보내 강력 반발
SM, 해외 공략 1조 투자 발표






SM엔터테인먼트 1대 주주로 등극한 하이브의 공개매수 마감일(3월 1일)이 다가오면서 SM이 연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공개매수 가격(12만원)보다 주가를 높게 유지해 하이브의 경영권 확보를 저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하이브는 시세 조종 및 배임이라며 즉각 반발하는 등 양측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M 주가는 전일 대비 4.29% 오른 12만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SM 주가는 전날 1.94% 떨어진 12만1100원으로 내렸으나 이날 다시 큰 폭으로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는 SM의 연이은 자사주 매입이 주가 반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SM은 이날 장내에서 3만1194주를 매수할 것이라는 계획을 지난 22일 한국거래소에 신고했다. 최대 38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21일에도 SM은 총 2만5000주의 주식을 매입하겠다고 신고한 뒤 22일 장내에서 평균 12만2000원대에 자사주를 사들였다. 규모는 3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SM의 자사주 매입은 지난해 5월 신한투자증권과 체결한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에 따른 것이다. 당시 SM은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해 총 1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다. 계약은 올해 5월 7일까지 유효하다.

앞으로 3거래일 더 SM 주가가 12만원 이상으로 유지된다면 하이브의 공개매수는 실패하게 된다. 하이브는 22일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 지분 14.8%를 조기 매입하며 SM 1대 주주로 등극했다. 여기에 3월 1일까지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을 39.8% 확보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1일이 공휴일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것은 28일까지 3거래일뿐이다. 이에 맞서 하이브는 SM의 자기 주식 취득 행위에 위법성이 있다며 SM 이사회에 즉각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하이브는 서한을 통해 SM의 추가적 자기 주식 취득이 자본시장법이 금지하는 시세 조종 행위 및 형사상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27일까지 SM 이사회에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하이브는 "최근 12만원이 넘는 주가가 형성돼 있는데도 대규모 회사 자금을 이용해 자기 주식 매수에 나선 행위는 시세를 조종해 당사의 공개매수 절차를 방해하려는 의도로 의심된다"며 "SM 이사회가 2월 7일에는 주당가치가 9만원대 수준이 적당하다고 판단해 카카오에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12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자기 주식을 매수한 것은 신주 및 전환사채가 저가에 발행됐거나, 자기 주식을 고가로 매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도 SM은 비전을 연이어 발표하며 주가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날 SM 현 경영진은 2대 주주에 오른 카카오의 투자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 1조원으로 해외 시장 확장을 위한 투자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SM은 2025년까지 일본, 미주, 동남아시아 등 핵심 해외 시장에 제작센터를 설립해 현지에서 지식재산(IP)을 생산하는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연내에 일본 제작센터를 구축하고, 미주에서는 조인트벤처(JV·합작법인)로 제작센터를 설립한다. 현지 매니지먼트 기업을 인수해 내년 하반기부터 신규 아티스트도 선보인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매출 1조8000억원, 영업이익 5000억원이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앞서 카카오엔터는 SM의 국내 음반·음원 유통에 대해서도 배타적인 권리를 갖기로 사업협력 계약서를 체결했다. 반대로 카카오엔터는 음반 생산을 SM 자회사에 맡기기로 했다. 양사는 북미·일본 등 해외에서 매니지먼트 사업도 5대5 JV를 통해 협력하기로 했다.

SM 현 경영진이 카카오엔터와 배타적 계약을 맺은 것을 놓고 하이브 측은 강경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대석 기자 / 박대의 기자 /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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