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쩐의 전쟁’ 카카오 전격 협상…합의 발표하나

오대석 기자(ods1@mk.co.kr),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정주원 기자(jnwn@mk.co.kr)

입력 : 2023.03.11 10:53:42 I 수정 : 2023.03.11 11:56:07
SM엔터 인수 놓고 벌어졌던 1조 ‘쩐의 전쟁’
카카오-하이브, 타협점 찾기 위해 협상 시작

26일까지 공개매수 진행하는 카카오
공개매수 마무리되면 40% 지분 확보


SM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1조원이 넘는 머니게임을 벌이던 카카오와 하이브가 타협안 마련을 위한 협상을 시작했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더 이상 무의미한 ‘쩐의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관측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와 하이브 경영진은 SM엔터 인수를 위한 양사의 지분경쟁에 대해 합의점 마련을 도출하고 나섰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현재 협상중이며, 조만간 합의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현재 지나치게 과열된 SM엔터 지분확보 경쟁을 순조롭게 마무리하는 것이다. 그동안 카카오와 하이브는 SM엔터 경영권 인수를 위해 치열한 지분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공개매수 포문은 하이브가 열었다. 지난달 주당 12만원에 SM엔터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주가가 이를 넘어서면서 1% 확보에 그쳤다.

이달 들어서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 공개매수를 선언했다. 1조2500억원을 투입해 주당 15만원씩 주고 SM엔터 지분을 35%까지 사들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카카오의 공개매수 선언 직후인 7일 SM엔터 주가는 또다시 공개매수 가격을 뛰어넘었다.

이러자 증권가에서는 하이브가 2차 공개매수에 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지난 10일 SM엔터 주가가 전날보다 4.58% 하락한 14만7800원에 마감되며 공개매수 가격 범위 안으로 들어오자, 시장에서는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양 사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양사가 머니게임 종식을 위한 타협점 마련에 나선 것은 ‘승자의 저주’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가격으로 SM엔터를 인수할 경우 결코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부담이다. 당국에서 양측의 공개매수를 놓고 시세조정 등의 불공정행위 조사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에서 승패를 가늠하기 힘든 카카오 입장에서도 향후 더이상의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한 수순으로 하이브와의 접점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양 측 모두 이대로 공개매수 경쟁을 이어갈 경우 기존에 염두에 둔 투자 자금 계획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어야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전날(10일) 카카오와 하이브가 만난 것은 지금 시장 상황이 SM엔터 인수를 위해 매달리는 양 측 모두에게 득이될 게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자금 여력면에서 카카오가 하이브를 앞서고 있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지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양사가 합의점을 찾을 경우 현재 진행중인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다. 현재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대항공개매수(공개매수에 대항하는 다른 공개매수)가 나오거나, 공개매수 당사자가 사망·파산·해산하는 경우에만 이를 중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타협안을 도출하더라도 공개매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양사 합의와 관련해 카카오 측은 “확인 중인 내용으로 현재는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하이브 측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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