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입의존·기후 충격…밥상 습격한 푸드플레이션
이지안 기자(cup@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1.21 17:42:57
입력 : 2025.01.21 17:42:57
소비많은 연어·방어 양식 부족
기후변화에 수산물 포획량 급감
폭염으로 금사과·금배추 반복
밀 수요 느는데 자급률 2% 안돼
쌀은 과잉생산인데 전환 더뎌
공급·수요 미스매칭에 가격불안
먹거리 물가가 지속적·구조적으로 오르는 이른바 '푸드플레이션' 파고가 덮치고 있다. 푸드플레이션은 '음식(푸드)'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민생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국내 푸드플레이션은 대표적 먹거리인 밀, 과일, 수산물에서 나타나고 있다. 밀은 생산의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서, 수산물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서, 과일은 기후위기로 인해 푸드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밀은 수요에 비해 국내 생산이 현저히 떨어지는 대표적인 곡물이다. 빵과 면류 선호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연간 200만t의 밀이 소비되는데, 밀 자급률은 수년간 2%를 하회했다. 밀 자급률은 2020년 0.8%, 2022년 1.3%에서 지난해 2%를 겨우 달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제정한 '밀산업 육성법'에 따르면 올해까지 5%대 자급률을 달성해야 하지만 목표 달성이 난망하다.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5㎏으로 쌀 소비량 56.4㎏에 비해 적지만 쌀 소비가 급감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머지않아 소비량이 비슷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2년간 약 900억원을 들여 밀 재배 농가 확대에 힘썼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밀 자급률이 저조한 이유로 '수입 밀에 비해 높은 단가'를 꼽을 수 있다. 우리 밀 가격은 수입산 대비 3배가량 비싸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밀은 규모의 경제가 있기 때문에 농지의 집적이 일어나야 밀 생산 비용도 낮아지는데 농가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년 과잉생산되는 쌀 농가가 밀 경작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논에서 밭으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다.
수산물은 연어 소비가 늘고 있는데,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어 물가가 불안해졌다. 정부와 민간에서 양식어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생산량은 미흡하다.
수산물 유통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연어 가격은 최근 한 달간 9% 상승했다. 원화값 급락으로 인해 수입산 연어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대서양 연어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연어 수입량은 4만1784t에 이른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 증가한 수준이다.
방어 역시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 어종이다. 국내에서 대방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산 방어에 기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방어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급증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물량이 약 3000t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해수부는 4년간 국비 300억원을 투입해 대방어 등 기후변화 대응 어종 양식 기반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해수부가 수산·양식 분야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구체적인 실행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스마트 가두리 양식 시설, 육상 양식장, 가공 시설 등을 지원한다.
또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치어를 확보할 수 있게 된 어종을 중심으로 자급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수온이 상승하며 동해안 오징어 등 포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신선 과일은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름마다 발생하는 폭염으로 인해 과일 생산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배 가격이 전년보다 40% 급등한 배경은 폭염으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KREI는 2025년 농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4년 배·감귤 생산량은 여름철 폭염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전년 대비 각각 2.9%, 6.3% 감소했다"고 밝혔다. 농협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사과 주산지와 품종 변화 분석'에서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과일 공급량을 수입으로 맞추고 있다. 2000년 88.9%던 신선 과일 자급률은 2010년 79.9%, 2022년 77.2%로 줄어들었다.
[이지안 기자 / 신유경 기자]
기후변화에 수산물 포획량 급감
폭염으로 금사과·금배추 반복
밀 수요 느는데 자급률 2% 안돼
쌀은 과잉생산인데 전환 더뎌
공급·수요 미스매칭에 가격불안
먹거리 물가가 지속적·구조적으로 오르는 이른바 '푸드플레이션' 파고가 덮치고 있다. 푸드플레이션은 '음식(푸드)'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민생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식량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다. 국내 푸드플레이션은 대표적 먹거리인 밀, 과일, 수산물에서 나타나고 있다. 밀은 생산의 구조적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서, 수산물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서, 과일은 기후위기로 인해 푸드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
밀은 수요에 비해 국내 생산이 현저히 떨어지는 대표적인 곡물이다. 빵과 면류 선호가 높아지면서 국내에서 연간 200만t의 밀이 소비되는데, 밀 자급률은 수년간 2%를 하회했다. 밀 자급률은 2020년 0.8%, 2022년 1.3%에서 지난해 2%를 겨우 달성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0년 제정한 '밀산업 육성법'에 따르면 올해까지 5%대 자급률을 달성해야 하지만 목표 달성이 난망하다.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5㎏으로 쌀 소비량 56.4㎏에 비해 적지만 쌀 소비가 급감하는 추세를 감안할 때 머지않아 소비량이 비슷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난 2년간 약 900억원을 들여 밀 재배 농가 확대에 힘썼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밀 자급률이 저조한 이유로 '수입 밀에 비해 높은 단가'를 꼽을 수 있다. 우리 밀 가격은 수입산 대비 3배가량 비싸다.
업계 관계자 A씨는 "밀은 규모의 경제가 있기 때문에 농지의 집적이 일어나야 밀 생산 비용도 낮아지는데 농가를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매년 과잉생산되는 쌀 농가가 밀 경작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논에서 밭으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다.
수산물은 연어 소비가 늘고 있는데,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어 물가가 불안해졌다. 정부와 민간에서 양식어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생산량은 미흡하다.
수산물 유통 플랫폼 인어교주해적단에 따르면 연어 가격은 최근 한 달간 9% 상승했다. 원화값 급락으로 인해 수입산 연어 가격이 상승한 영향이다. 대서양 연어의 경우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연어 수입량은 4만1784t에 이른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 증가한 수준이다.
방어 역시 수입에 의존하는 대표적 어종이다. 국내에서 대방어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부분 일본산 방어에 기대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까지 방어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3% 급증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물량이 약 3000t이다.
상황이 악화되자 해수부는 4년간 국비 300억원을 투입해 대방어 등 기후변화 대응 어종 양식 기반시설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해수부가 수산·양식 분야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을 내놓은 데 이어 구체적인 실행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업으로 스마트 가두리 양식 시설, 육상 양식장, 가공 시설 등을 지원한다.
또 정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치어를 확보할 수 있게 된 어종을 중심으로 자급화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수온이 상승하며 동해안 오징어 등 포획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신선 과일은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았다. 여름마다 발생하는 폭염으로 인해 과일 생산량이 타격을 받고 있다. 배 가격이 전년보다 40% 급등한 배경은 폭염으로 인해 유통 가능 물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KREI는 2025년 농업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4년 배·감귤 생산량은 여름철 폭염 등 기상 여건 악화로 전년 대비 각각 2.9%, 6.3% 감소했다"고 밝혔다. 농협은 지난해 11월 발간한 '사과 주산지와 품종 변화 분석'에서 사과 재배지가 북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부족한 과일 공급량을 수입으로 맞추고 있다. 2000년 88.9%던 신선 과일 자급률은 2010년 79.9%, 2022년 77.2%로 줄어들었다.
[이지안 기자 /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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