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범LG가(家) 식품업체인 아워홈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2024년 12월 20일자 A1·22면 보도
이번 아워홈 인수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이 백화점·리조트·F&B(식음료) 등 기존 사업을 넘어 식자재 유통·단체급식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만 아워홈 기존 경영진이었던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이 반발하고 있어 이번 인수와 관련해 법정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500억원을 출자해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SPC를 통해 아워홈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인수 대상은 고 구자학 회장의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38.56%)과 장녀 구미현 회장(19.28%)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아워홈 지분 약 1337만주(58.62%)다. 인수가는 8695억원(기업가치 약 1조4800억원)이다.
한화는 범LG가에서 한화그룹으로 안정적인 연착륙을 위해 인수 대상 지분 58.62% 중 8%(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는 2년 뒤 사들일 예정이다.
한화그룹에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사모펀드 ICS(IMM크레딧솔루션), 인수금융(대출)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그룹은 아워홈 인수를 통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한 호텔·레저 사업과 아워홈의 급식·식자재 유통 사업을 결합해 외식·서비스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이번 아워홈 인수는 조선·방산(김동관), 금융(김동원) 등 두 형에 이어 경영에 나선 3남 김동선 부사장의 승계 밑그림을 그리려는 목적도 있다.
한화그룹 측은 아워홈 인수를 통해 단체급식·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단체급식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수년간 대기업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시행해 왔는데 아워홈은 다른 경쟁사에서 뺏어온 사업장이 26개인 반면, 다른 사업자에 빼앗긴 사업장은 3개에 불과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다"며 "식자재 유통시장(연간 64조원 추정)도 커지고 있어 아워홈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화그룹은 2020년 식자재 유통회사인 푸디스트를 VIG파트너스에 매각했는데 이번 아워홈 인수는 한화그룹이 식자재 유통시장에 재진출한다는 의미도 있다.
다만 아워홈의 또 다른 주주인 구자학 회장의 차녀 구명진 씨(19.6%)와 3녀 구지은 전 부회장(20.67%)은 한화그룹의 아워홈 인수에 반대하고 있어 향후 법적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구지은 전 부회장이 지분 매각에 반발해 지분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아워홈 지분 40%를 들고 있는 구지은·구명진 두 주주는 계속 한화그룹과 대립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한화그룹은 아워홈 추가 유상증자 등을 통해 구지은·구명진 두 주주의 지분을 희석하는 안을 검토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