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명가에게 듣는다]“사모펀드 간 M&A 거래 늘것…IB 경쟁 더 치열해질 전망”

홍순빈 기자(hong.soonbin@mk.co.kr)

입력 : 2025.02.13 16:45:45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IB1부문 총괄 부사장


“올해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선 어느 때보다 세컨더리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최근 서울 중구 미래에셋증권 본사에서 만난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IB1부문 대표(총괄 부사장)은 매일경제와 만나 올해 M&A 시장에 대해 전망하며 이같이 밝혔다.

세컨더리 투자는 사모펀드(PE), 벤처캐피털(VC) 등이 보유한 기업 매물을 다시 다른 곳이 인수하는 걸 의미한다.

할인된 가격으로 거래되거나 자금의 조기 회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현재 사모시장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 중 아직 집행되지 않은 PE들의 드라이파우더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강 대표는 IPO(기업공개) 시장 침체로 오히려 투자자들이 세컨더리 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상장사가 추진하는 증자에 대해 공모시장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고 금융당국도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오히려 기업들이 사모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게 된다면 PE들의 영향력이 더욱 더 커지면서 세컨더리 투자 규모도 함께 늘어나게 된다”고 했다.

세컨더리 투자를 위한 PE들 간의 활발한 움직임에 맞춰 국내 IB들의 유치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기업금융 전문가인 강 대표가 이끄는 미래에셋증권 IB부문도 올 1분기 안으로 세컨더리 조직을 만들어 기업들의 SI(전략적투자자), FI(재무적투자자) 유치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강 대표는 1995년 미래에셋증권(옛 대우증권)에서 자본시장에 첫 발을 내딛고 경력을 쌓아 현재는 기업 IB 전략통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국내 대기업 그룹들의 계열사 리벨런싱(재조정)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 다양한 M&A 플레이어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강 부사장은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SK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SK온,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의 3사 합병을 진행했다.

롯데그룹도 군살 빼기 목적으로 국내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터카를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그는 “SK, 롯데, LG 등 국내 그룹사들이 다양한 현안을 갖고 있으며 많은 딜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 현대차그룹들도 향후 성장을 위한 자금 유치로 자본시장에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 IB들이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자금 마련에 대한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하이브는 40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했는데 이때 미래에셋증권이 39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이 100억원을 인수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CB 목표 물량을 성공적으로 셀다운(재매각)했다.

강성범 미래에셋증권 IB1부문 총괄 부사장


아울러 올해 기업들의 IPO도 계속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침체로 최근 IPO 시장에서 밸류다운(가치하락) 조짐이 보였지만 시장 회복력이 응축되고 있다고 강 대표는 분석한다.

그러면서 그는 여전히 기업들의 IPO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그간 기업가치가 1조원 이상의 유망 유니콘 기업들을 발굴해 국내 증시에 데뷔시켰다.

지난해엔 이노스페이스, 산일전기, 전진건설로봇, 클로봇, 닷밀, 온코크로스 등의 IPO 대표 주관을 맡았다.

올해도 우량 기업들을 발굴해 증시에 입성시킬 계획이다.

강 대표는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평가가치)과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신규 상장 당일 공모가를 밑도는 등 IPO 시장이 부진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고 국내 자본시장의 유동성은 여전히 풍부하기에 기업들이 IPO 시점을 늦출 필요는 없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펜데믹 당시에도 IPO 성공 사례가 다수 나왔기에 기업들이 긍정적인 전망을 갖고 상장 준비를 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현대차 인도 법인과 같이 해외 시장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들은 현지 증권사 IB와의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투자 유치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인도 현지 증권사인 쉐어칸을 인수해 현재도 IPO 혹은 자금 조달이 필요한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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