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트레이드’ 하루 만에 비트코인 반락…전략 비축 현실성·관세 우려 떠올라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3.04 13:42:50


비트코인 8.3만달러 아래로
전날 급등한 ADA 25% 급락
전략 비축 기대감에 올랐지만
트럼프 관세정책 우려에 약세
‘크립토 차르’ 이해상충 우려도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트코인 등 5개 가상자산의 전략 비축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 영향에 급등했던 가상자산 시장이 하루 만에 반락했다.

4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1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9.49% 하락한 8만3861.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은 9만5000달러까지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8만달러대 반까지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한때 82467.24달러까지 떨어졌다.

얼터너티브에 따르면 비트코인 공포탐욕지수도 전날 33에서 이날 15까지 추락했다. 지난주 ‘극단적 공포’ 구간에 머물렀던 비트코인 투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로 ‘공포’ 구간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떨어지게 됐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 영향에 파생상품 시장도 흔들렸다. 코인글라스에 따르면 이 시간 기준 비트코인 롱 포지션은 최근 24시간동안 9억3187만달러 청산됐다.

이날 알트코인의 낙폭은 더 큰 상황이다.

이더리움은 14.42% 떨어진 2085.9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 비축 발표 이전보다 오히려 더 낮은 가격대다.

특히 비트코인 대비 이더리움 가격 비율은 0.02485으로 2020년 6월 이후 약 5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더리움이 지분증명(PoS)로 전환한 뒤 이 비율은 꾸준히 내려갔지만 최근 비트코인과의 가격 격차가 벌어지면서 추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올해 들어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약 5.76% 상승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함께 전략 비축 대상으로 꼽힌 ‘미국 코인’도 동반 급락했다.

XRP, 솔라나는 각각 17.51%, 20.13% 급락해 2.30달러, 135.9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전날 급등했던 카르다노(ADA)는 25.20% 내린 0.7980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챗GPT


가상자산이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선 이유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시행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예정대로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고 중국에 대해서도 관세율을 10%포인트 인상한 20%포인트를 적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트럼프의 비트코인 전략 비축 발표가 중요하긴 하지만 이에 대한 기대가 사그라든 이유는 관세정책 등 매크로가 좋지 않다보니 시장이 금방 꺾인 것 같다”며 “앞으로도 정책 이슈나 매크로는 투트랙으로 같이 가상자산 시세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

또 시장에선 트럼프가 정말 비트코인 전략 비축을 시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특히 비트코인이 아닌 알트코인을 전략 비축에 포함시키는 결정에 대한 반발이 많다.

번스타인 연구원들은 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이기 때문에 금 전략비축을 재조정하겠다는 논리로 의회를 설득하는 것은 가능할 것”이라며 “단 다른 가상자산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금을이나 국고금을 이용해 비축하겠다는 이야기는 의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크립토 차르’ 데이비드 색스. 사진=뉴욕타임즈


동시에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가상자산 정책 책임자(크립토 차르)의 이해상충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색스가 파트너로 남아 있는 크래프트벤처스가 가상자산 관련 금융 상품을 내놓은 비트와이즈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트벤처스는 2017년부터 비트와이즈에 투자해 왔다. 여전히 포트폴리오에서도 비트와이즈를 표시하고 있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색스는 본인의 X에서 “정권 취임 전 비트코인, 이더리움, 솔라나 등 보유 중인 가상자산을 모두 매도했다”고 밝혔다.

단 본인 소유 가상자산은 없어도 크래프트벤처스가 가상자산 스타트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간접적인 수혜를 입을 수 있지 않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 비축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 가상자산 거래소 하이퍼리퀴드에서 한 익명의 큰손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고레버리지 투자를 통해 약 700만 달러(약 102억 원)의 수익을 챙겼다.

일각에선 전략 비축 계획 발표에 대해 알고 있던 내부자가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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