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코스피 작년 예방주사 맞았나…美증시 폭락에도 선방

외인·기관 매도에도 개인 저가매수로 지수 하단 지지"작년 美증시 쏠림 되돌림 과정…전날 폭락은 투매 성격 짙어"
조성흠

입력 : 2025.03.11 16:58:36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국내 증시가 전날 뉴욕 증시의 폭락에도 불구하고 11일 개인투자자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1%대 코스피 낙폭으로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해 하반기 장기간의 부진에 따른 저평가 상태가 오히려 예방주사가 된 것 아니냐는 증권가의 분석이 나온다.

다만, 뉴욕 증시 폭락을 불러온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만큼 국내 증시 역시 경계심을 풀지 못하는 분위기다.

폭락한 뉴욕증시…코스피 하락 출발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미국 증시 급락 충격에 코스피가 하락 출발한 1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이날 오전 9시 2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2.02포인트(2.02%) 내린 2,518.37을 나타냈다.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71포인트(2.44%) 내린 708.11이다.2025.3.11 hwayoung7@yna.co.kr

11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1.28% 내린 2,537.60으로 마감했다.

개장과 함께 2%가 넘는 낙폭을 보인 지수는 장중 한때 2,505대로 내려앉으며 2,500선을 위협받았으나 장 후반 들어 1%대로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 지수 역시 장 초반 2.6%대 급락세를 보이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낙폭이 줄어 0.60% 약세로 마감했다.

간밤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가 2년 6개월 만에 최대 낙폭인 4% 폭락하는 등 3대 지수가 급락함에 따라, 이날 국내 증시도 충격파가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데 비해서는 선방했다는 평가다.

테슬라가 15% 넘게 폭락하고 대형 기술주들이 미국 증시 급락을 주도한 탓에 반도체와 이차전지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던 우려를 고려하면 의외의 결과인 셈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천600억원, 2천300억원대의 순매도를 보이는 등 최근의 취약한 수급이 개선되진 않았으나, 장중 저가 매수에 나선 개인들이 4천900억원대의 순매수가 지수 하단을 지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장 초반 1천억원대 매수 우위를 보이던 개인들은 지수 낙폭이 커진 오전 10시를 전후해 순매수 규모를 3천억원대로 크게 늘렸다.

이들은 코스피200 선물도 2천300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코스피 반등세에 베팅하는 모습이었다.

2년 만에 최대폭 하락한 美 증시
(뉴욕 신화=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한 트레이더가 시황판을 쳐다보고 있다.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하며 경기침체 우려에 기름을 끼얹었다.2024.08.06 passion@yna.co.kr

이처럼 예상보다 견조한 투자심리는 지난해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상승세에서 장기간 소외된 데 따른 반작용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인공지능(AI) 모멘텀을 중심으로 미국 쏠림 현상이 강하게 나타났던 것에 대한 되돌림 현상으로 (미국 증시의) 조정이 나타나는 한편 눌려있던 비(非)미국 증시의 상대적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하락장에서 미국 대비 견조한 모습을 보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확산 중인 경기침체 공포와 달리 한국 경제 상황은 긍정적인 부분도 없지 않다.

이 연구원은 "한국은 금리인하 및 재정확대 기조가 뚜렷한 상황에서 턴어라운드 기대가 점차 견고해지면서 상대적 강세로 나아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미국 성장 둔화 우려로 나타난 달러 약세와 채권금리 하락세도 국내 증시 반등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애초에 트럼프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과 전날 뉴욕 증시의 폭락이 시장의 과도한 반응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개장 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어제 국내 증시 장중에 일정 부분 선반영되기도 했고, 미 증시 폭락은 투매에 가까운 성격이 짙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며 "국내 증시가 미국 선물 시장의 반등 여부를 주시하면서 낙폭을 되돌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고율 관세 정책 강행과 경기 침체 불가피성을 시사해 증시 폭락을 불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장중 테슬라에 대한 지지의 의미로 테슬라 차량을 구매하겠다고 발언한 것도 미국 선물 시장의 낙폭 축소로 이어졌다.

그러나 국내 증시가 미국 경기침체 공포로 인한 투매에 휩쓸리진 않았지만, 금주 다른 고비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장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행 관세 정책 기조의 불가피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전날 못지않은 변동성은 언제든 재출현할 수 있다.

오는 12일 발표되는 미국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최근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우려를 재자극할 수 있다.

이르면 14일로 예상됐던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연기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면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연장되는 것도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josh@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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