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공시 의무화 첫해…코스피 상장사 30개중 8곳 ‘미표기’
강인선 기자(rkddls44@mk.co.kr)
입력 : 2025.03.24 14:27:40
입력 : 2025.03.24 14:27:40
시가총액 낮을수록 공시 미흡
“올해 그런 규정 생긴지 몰라”
휴직자 없을 경우 공시 기준도 없어 혼란
국민은행, 시총 상위 10개사 중 휴직률 최고
男 육아휴직 사용률은 LG엔솔이 가장 높아
“올해 그런 규정 생긴지 몰라”
휴직자 없을 경우 공시 기준도 없어 혼란
국민은행, 시총 상위 10개사 중 휴직률 최고
男 육아휴직 사용률은 LG엔솔이 가장 높아

올해부터 상장사들이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 사용 현황을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도록 의무화됐으나, 이를 준수하지 않은 기업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매일경제가 지난 21일까지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코스피 상장사 중 표본 30곳을 분석한 결과 26%에 해당하는 8곳이 관련 제도 공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일가정 양립 관련 내용을 공시하지 않는 경향이 뚜렷했다. 분석은 코스피에 상장된 850개사를 시가총액 기준으로 상위, 중위, 하위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에서 10개 기업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1월 ‘직원의 육아휴직 사용률, 육아휴직으로부터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속 현황, 임신기·육아기 단축근무 사용률을 기재해야 한다’며 양식을 공개한 바 있다.

시총 상위 10개사는 모두 육아휴직 사용률을 공시한 반면, 중위 그룹에서는 7개사만이, 하위 그룹에서는 절반인 5개사만이 관련 정보를 공개했다. 공개를 하지 않은 기업들 일부는 올해부터 일・가정 양립 관련 제도 사용 현황을 공개해야하는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중위 그룹에 속해 있지만 공시를 하지 않은 A사 관계자는 “올해 관련 공시의무가 발생하는지를 몰랐다”며 “현재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는 직원들이 있고, 아마 정정된 공시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들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직원들이 없어 항목 자체를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육아휴직 사용자가 없다면 아예 기재하지 말라던가, 없어도 표를 놔두고 주석을 달라던가 명확히 설명이 된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 기업들이 나름대로 판단을 해서 작성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용 현황을 공시한 기업들 사이에서도 공시 형태가 제각각이었다. 시가총액 중위 그룹에 속한 B기업은 육아휴직 공시 칸은 만들어 두었으나 모든 칸을 비워뒀다. 칸을 비워둔 이유는 명시하지 않았다. 반면 한 리츠 기업은 공란 아래에 ‘상근직을 둘 수 없음’이라는 이유를 기재했다. C기업은 전체 육아휴직 사용률은 공개하지 않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만 공개하는 등 선택적으로 공시를 하기도 했다.
금감원이 공시토록 한 항목을 모두 공시하고 있는 곳도 없었다. 30개사 중 대부분은 육아휴직 사용률을 기재했지만 ‘복귀 후 12개월 이상 근속률’, ‘임신 및 육아기 단축근무 사용률’을 남성・여성・전체 임직원으로 구분해 표기한 곳은 없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 가정 양립 관련 공시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이 들면 다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스피 시총 상위 10개사 중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높은 곳은 KB금융(국민은행)으로 나타났다. 대상자의 45.15%가 육아휴직을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용률은 ‘당해 출생 자녀를 가진 직원 중 자녀 생일 1년 이내 육아휴직 사용 이력이 있는 직원 수 비율’로 계산했다. 남성 육아휴직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으로 22.7%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하위권이지만 육아휴직 활용도가 높은 기업도 있었다. 한솔테크닉스는 육아휴직 사용률이 50%였고,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도 36.4%에 달했다. 경보제약도 육아휴직 사용률 61.5%,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 15.4%를 기록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제도 시행 초기 단계로, 관계 기관과 함께 제도 사용률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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