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코앞, 밸류업 뚜렷한 성과 없어”…국회·기관·업계 머리 맞댄다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kim.minjoo@mk.co.kr)

입력 : 2025.03.26 13:52:00
불법 공매도 방지…삼중 전산감시망 구축
NXT “복수거래시장 적응단계, 안정될 것”
업계 “ISA·퇴직연금·배당소득세제 손봐야”


국민의힘 의원들은 26일 서울 여의도 협회 대회의장에서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국민의힘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왼쪽부터)강민국 국회 정무위 간사,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장,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 [사진 = 김민주 기자]


국회, 금융투자 기관 및 기업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공매도 재개, 대체거래소 운영에 대한 현안을 살피고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정책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여의도 협회 대회의장에서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국민의힘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 간담회는 여당이 매년 금투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정례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윤한홍 정무위원장, 강민국 정무위 간사, 김재섭 위원을 비롯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 증권·자산운용사 대표들이 참여했다.

윤 정무위원장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국제 환경이 우리나라에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 자본시장은 밸류업이 큰 과제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라며 “다음 주부터 재개되는 공매도에 추가적인 문제가 없는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불법적인 무차입 공매도를 근절하고자 2023년 11월 전면 금지됐던 공매도가 오는 31일부터 재개되자 시장에선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공매도 재개는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이탈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돌아오게 할 유인이자, 주가의 거품을 제거하고 기업가치에 적정한 주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줄 장치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는 이론에 불과할 뿐 공매도 주문이 매도 압력을 높여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시장의 변동성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여전히 팽배한 상황이다.

이에 김근익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은 “거래소는 금융당국과 같이 공매도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전산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며 “특히 전산시스템과 관련해서는 투자자, 금융투자회사, 거래소 등 삼중으로 이어지는 감시망을 구축했고 이 시스템은 투자자의 잔고관리시스템과 연계돼 불법 공매도를 자동으로 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윤 정무위원장은 최근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도 언급하며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등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18일 한국거래소 거래 시스템 오류로 코스피 주식매매거래 체결이 약 7분간 멈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간 전산장애로 개장 전후 일부 종목의 거래가 멈추는 일은 있었지만 정규장에서 코스피 종목 전체 거래가 멈춘 것은 2005년 한국거래소 통합 출범 이후 최초다.

거래소는 전산장애의 원인이 최근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 출범과 함께 도입된 ‘중간가 호가’와 기존 로직의 충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시장참여자들 사이에선 대체거래소 출범 준비가 미비했다는 지적과 함께, 이번 사태의 시발점이 테마 거래로 거래가 급증한 이른바 ‘동전주’(주가 1000원 미만 주식)였다는 점에서 한국 증시의 구조적 취약성을 바로 잡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학수 넥스트레이드 대표는 “복수 거래 시장이 모두가 처음 겪는 낯선 거래 환경이지만 투자자와 시장이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장 운영에 있어 실수나 미흡한 점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앞으로 경각심을 가지고 다듬어 가면서 안정적인 시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한 국민의힘 금융투자업계 현장 간담회’ [사진 = 김민주 기자]


이날 금융투자업계에선 김미섭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 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 김종민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한두희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김우석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김영성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자리했다.

이들은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서 ▲ 증시의 질적 성장과 기업금융(IB) 기능 제고 방안 ▲ 국민 자산 형성과 고령화 대비 장기투자를 위한 장기 주주의 자본시장 유입 방안 ▲ 주주환원 제고 방안 등 크게 세 가지 이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중 증시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부실기업 퇴출·상장기준 강화 등 상장사에 대한 관리 강화, 거래소 시장경쟁 체제 전환 등을 통해 증시 활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을 통한 중소·벤처 기업에 자금 지원, M&A 리파이낸싱 대출 허용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해서는 미성년자(만 8~18세) 전용 계좌 신설 및 세제 혜택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국내주식형 개인연금계좌 제도 신설, 디폴트옵션 가입 자동화 및 탈퇴 자유화 등의 제도 도입을 통한 퇴직연금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주환원 제고를 위해서는 배당소득세제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며 배당소득세율을 15.4%에서 9.9%로 인하하고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자에 대해서는 22% 단일세율로 분리 과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공매도와 자본시장 밸류업 모두 우리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중요한 주제이며 오늘 논의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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