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관세폭풍] 관세전쟁 직격탄 코스피 격랑…"경기침체 불가피" vs "최악 피했다"

코스피 2.7% 급락 출발…외국인 5거래일 연속 순매도, 기관도 동반 매도"예상 중 워스트 시나리오 수준…기업 생산·투자 둔화에 실적 하향 우려""한국보다 높은 관세 국가도…트럼프 중간선거 전 감세로 정책변화 기대"
조성흠

입력 : 2025.04.03 11:19:57 I 수정 : 2025.04.03 16:48:47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국가를 대상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상호관세를 발표하면서 국내 증시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격랑에 휘말리게 됐다.

지난해 깊은 부진에서 회복하는 듯했던 코스피가 이미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지만, 관세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가 가시화할 경우 더욱 깊은 수렁 속으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관세 우려 대부분이 선반영된 만큼 향후 협상 여지와 미국의 정책 변화 가능성을 고려하면 추세적 약세장으로 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미 관세 부과, 증시 영향은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한국에 25%의 상호관세 세율을 적용한 가운데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68.43p(2.73%) 내린 2,437.43으로 시작했다.원/달러 환율은 4.4원 오른 1,471.0원으로, 코스닥은 14.10p(2.06%) 내린 670.75로 개장했다.2025.4.3 ondol@yna.co.kr

코스피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직후인 3일 개장과 함께 2.73% 내린 2,437.43을 기록하는 등 급락세로 출발했다.

이는 올해 첫 거래일 코스피 종가인 2,441.92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후 하락폭을 조금씩 줄이고 있으나 여전히 2,460~2,470대에서 등락하며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2.5% 안팎의 내림세를 보이는 것을 비롯해 대형주 대부분이 줄줄이 내리고 있다.

외국인도 장 초반부터 6천300억원 규모의 순매도세로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기관도 1천200억원 규모 순매도세로 하방 압력을 키우고 있다.

[그래픽] 미국의 국가·품목 관세 부과 현황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전 세계 모든 국가에 '10%+α'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했다.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증권가는 관세전쟁으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칠 경우 코스피의 부진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이번 관세가 상한선으로서 향후 협상이 가능함을 시사한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발언에 상승 마감한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일제히 급락세로 돌아섰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발표된 관세는 각국의 수입 비중으로 고려하면 약 20%의 보편관세 부과와 동일한 수준"이라며 "기존에 시장이 상정했던 베이스 또는 안도 시나리오였던 0~10% 관세 부과를 크게 상회한 것이자, 각 연구기관의 워스트 시나리오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문제는 관세가 아직 발효도 되지 않은 만큼, 실제 영향이 어디까지 미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2027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1천125조원 감소하고, 그중에서도 미국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는 일본 연구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관세 발효 전부터 미국에서는 제조업 지수가 3개월 만에 위축 국면으로 전환하고 가격 지수가 급등하는 등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고물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과 유럽연합(EU) 등 각국의 보복 수위도 섣불리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는 기업들의 재고 소진 과정이 예상되고 생산과 투자가 일시적으로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

기업 실적 하향도 불가피하다"며 "3분기 초중반까지는 경기 침체에 준하는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국 수출 앞날은?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2일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오후(현지시간·한국시간 3일 오전) 이른바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간다.상호 관세와 별개로 지난달 12일 철강·알루미늄 제품 25% 관세가 시행된 데 이어 자동차 관세 25%도 3일 0시1분부터 발효될 예정이다.이에 따라 그동안 중국, 캐나다, 멕시코와 같은 일부 국가, 철강·알루미늄을 비롯한 일부 제품을 대상으로 전개됐던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2025.4.2 xanadu@yna.co.kr

반면, 이번 관세로 인해 코스피가 단기 급락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여전하다.

베센트 장관의 언급대로 향후 협상에 따라 관세율은 하향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 대한 관세율이 25%로 예상보다 높았지만, 기존의 20%에 추가 34%로 총 54%를 적용받는 중국이나 32%로 결정된 대만 등 더 높은 관세율을 적용받는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 주력 상품인 반도체와 자동차가 이번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점도 불행 중 다행이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충격이 불가피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최악은 아니고 차악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까지나 강공 일변도로 갈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1기 때도 감세 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했으나 이후 관세 인상으로 경기 둔화를 경험했고, 그 결과가 중간선거에 이은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 인상을 선제적으로 단행한 뒤 감세 카드를 아껴뒀다"며 "이는 향후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기부양 스탠스로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 기대대로 관세 부과로 인해 향후 막대한 재정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면, 이 역시 감세 정책을 펼칠 여력이 확대된다는 의미다.

국내 증시가 관세 우려를 선반영해 하락한 상태인 만큼, 이번 관세 부과보다는 오히려 오는 4일 예정된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더욱 중요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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