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통신사 빈자리, '스페이스X' 차지할까
입력 : 2023.03.22 13:44:28
제목 : 제4통신사 빈자리, '스페이스X' 차지할까
일론 머스크 스타링크 활동 개시…이통3사 포기한 28㎓ 대역에 '눈독'[톱데일리] 기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이하 이통3사) 체제를 흔들 제4통신사 출현 여부에 통신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고주파수 대역을 활용한 사업 진출에 국내 기업들이 난색을 표하면서,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올 것이란 전망이 흘러나온다.
22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해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회수한 28기가헤르츠(㎓) 대역의 새 주인을 찾는 과정이 험난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가 비용 절감과 규제 완화 등 우대 사항을 마련하고 있지만 국내 희망하는 신규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다.
◆ 파격적 투자 지원에도 국내 IT 기업 '손사레'
과기정통부는 최근 전파정책자문회의 등을 열고 28㎓ 대역 신규 사업자 유치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구체적인 해법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자 대상으로 주파수 할당 방안을 마련해 2분기 중 주파수 할당방안을 공고하고 4분기 중 신규사업자 선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제기된 이통3사 경쟁 체제를 견제할 제4통신사 등장의 필요성 요구에 따른 수순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달 통신 업계 과점 체제 폐해를 지적하면서 경쟁 체제 도입 방안과 통신요금제 선택권 확대 등 서비스 품질과 요금을 개선할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후, 제4통신사 유치 과정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도 지난 달 "국내 통신시장은 이통사 간 인수·합병(M&A)을 거쳐 통신 3사 과점구조가 형성된 2002년 이후 20년 넘게 통신 3사 중심 경쟁구도가 유지되고 있다"며 "지금 우리 통신 산업을 보면 시장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가격에 의해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는 시장 실패 상태"라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는 신규 사업자 유치를 위한 파격적인 우대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 자를 대상으로 28㎓ 대역 할당대가를 인하해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 사업자 진출 가능성을 염두해 외국인 지분 제한 규제 완화도 유력한 상황이다.
추가로 투자 지원도 약속했다. 28㎓ 대역은 전국망이 아니기 때문에 핫스팟 중심으로 300개 정도의 기지국 구축이 필요하다. 예상되는 망 구축 비용은 3000억원 수준인데, 정책금융기관과 협력해 투자자금 4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망 투자 세액공제와 함께 올해 한시적으로 세액공제율 상향도 추진한다.
문제는 해당 주파수가 사업성이 부족해 유력한 IT 기업들이 사업 진출을 꺼리고 있다는 점이다. 해당 대역은 KT와 LG유플러스가 기지국 할당조건 미이행으로 유례 없는 주파수 할당 취소를 당한 대역이다. SK텔레콤은 가까스로 면했지만 기지국 1만5000대 구축 조건을 달성하지 못한 정황상 오는 6월 할당 취소가 유력하다.
우선 정부의 5G 특화망 사업 '이음 5G' 첫 허가를 받아 관련 사업을 개시한 네이버가 앞장서서 "통신사와 경쟁할 생각은 없다"며 거절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지금까지 이음 5G 허가를 받은 기업은 네이버클라우드, LG CNS, SK네트웍스서비스, 네이블커뮤니케이션즈, CJ올리브네트웍스, KT MOS북부, 세종텔레콤, 위즈코어 등이 있다.
기존 통신 대기업들도 실패한 시장에 신규 사업자들이 규제 리스크를 떠안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이음 5G로 할당되는 주파수 대역은 4.7㎓와 28㎓가 있지만, 고주파수로 갈수록 촘촘한 망 구축에 필요한 장비 투자 비용이 늘어나는 한계 등 현재로선 28㎓ 활용의 매력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출사표…28㎓ 대역 눈독 들이나
이 때문에 국내 사업자가 아닌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해외 기업이 제4통신사 자리를 꿰찰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유력한 기업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스페이스X'다. 현재 이 회사의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국내 진출을 앞두고 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스타링크는 이미 '기간통신사업자 등록'과 '국경 간 공급협정 승인'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스타링크는 앞서 지난 1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신청했고, 지난 8일 서울 서초구에 초기 자금 3억원을 들여 유한책임회사 형태로 국내 법인 설립까지 완료했다.
사업 개시 시점은 오는 2분기다. 국내 위성통신 서비스를 시작으로 항공기, 선박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중점으로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6G 등 신사업에서 국내 통신사들을 위협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타링크가 국내 사업 진출과 함께 28㎓ 대역에 손을 뻗칠지 여부가 관건이다. 스타링크는 위성통신 사업으로 통신 노하우를 갖춘 데다 막대한 자본력으로 투자 부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게다가 이미 미국 등 대다수 국가에서 지구국에서 위성으로 신호가 전달되는 통신 '업링크' 주파수로 28㎓ 대역을 활용하고 있다.
당장 스타링크가 28㎓ 주파수를 할당받는 건 기존 사업 방향과 부합하진 않는다는 분석이다. 지구국 한 곳에서 주파수 사용을 요청하는 위성통신 운용 방식상 지상까지 기지국을 넓힐 필요는 없다. 다만 국내 촘촘한 무선 인프라 환경을 감안하면 위성인터넷 경쟁력이 떨어져 28㎓ 대역으로 보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사업자의 국내 통신 시장 진출이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관련 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스타링크는 지상 550㎞ 상공에 저궤도 위성을 올리는데 위치가 낮은 만큼 적용 범위가 좁아 더 많은 위성을 필요로 한다. 국내 기존 정지궤도 위성 사업자들과 갈등이 불가피하다.
정지궤도 위성 통신 사업자 KT SAT은 주파수 혼간섭을 우려했다가 현재는 사업 개시가 임박한 스타링크와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KT SAT은 "스페이스X 위성과 KT SAT 위성이 전파 혼간섭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일부 국가에서 스페이스X가 국제 기준치를 초과해 전파를 송출한다는 보고가 있어 감시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국내 제4통신사의 진입 시도가 수 차례 무산됐다는 점에서 오히려 해외 기업인 스페이스X의 진입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한국모바일인터넷(KMI)과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2016년엔 세종모바일, K모바일, 퀀텀모바일이 제4이동통신 사업자 신고를 냈지만 자격미달로 탈락했다.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hwi@top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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