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간편식인데 가격은 정식”…이젠 냉동도 비싸서 안 먹는다

이지안 기자(cup@mk.co.kr)

입력 : 2025.05.26 11:27:08 I 수정 : 2025.05.26 13:29:49
간편식 구매 안하는 이유 1위 ‘비싼 가격’


[사진=연합뉴스 제공]
최근 자취를 시작한 직장인 정 모씨(29)는 장을 보던 중 냉동 볶음밥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2인분에 약 8000원의 가격이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자취가 처음이라 간편식이 이렇게 비싼 줄 몰랐다”라며 “1인분에 4000원인 꼴인데 그러면 즉석에서 만든 김밥을 사먹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공식품 소비자태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식을 구매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가격이 비싸서’라는 응답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19.1%가 이 같은 이유를 들었으며, 이는 전년도보다 약 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비싼 가격으로 인해 구매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2023년 3위(14.2%)에 불과했으나, 1년 만에 ‘맛이 없어서’, ‘영양 균형이 걱정돼서’ 등의 기존 우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응답자들은 이 밖에도 원산지나 품질에 대한 불신(15.6%), 신선도나 유통기한 등 안전성 문제(13.5%) 등을 간편식 구매를 꺼리는 주요 이유로 꼽았다.

국민 식생활의 한 축을 담당하던 간편식(HMR)이 가격 부담으로 소비자 외면을 받고 있다. 간편식은 즉석밥, 냉동 볶음밥, 레토르트, 냉동 피자 등 가공식품의 일종이다. 가격 경쟁력과 조리 편의성을 강점으로 삼아 성장해왔으나, 최근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이점이 약화되고 있다.

가공식품 물가는 올해 4월에도 4.1%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가격 인상은 실제 제품에서도 확인된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밥(251g)’은 2023년 4480원에서 올해 4980원으로 11.2% 인상됐다.

전반적인 식품 소비도 증가 추세다. 조사에 따르면 식품 소비 지출이 늘었다는 응답은 전체의 56.1%에 달했다. 이는 먹거리 전반의 물가 상승이 체감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업계는 원재료비 상승과 제조·물류비 증가 등을 이유로 들며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74세 가구주, 주부 등 식품 구매 책임자 20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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