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값만 배신한 줄 알았더니”…햄버거 세트, 눈 떠보니 ‘1만원’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입력 : 2025.05.27 07:04:09
입력 : 2025.05.27 07:04:09
버거킹 대표 ‘와퍼’ 9200원
‘쉑버거’ 단품 9000원 넘어
맥도날드 1년새 2차례 올려
작년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업체 가격인상에 비판 나와
‘쉑버거’ 단품 9000원 넘어
맥도날드 1년새 2차례 올려
작년 역대급 실적 달성에도
업체 가격인상에 비판 나와

지난해 햄버거 브랜드들이 역대급 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최근 1년 새 연거푸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햄버거 세트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하면서 버거 제품 가격이 일제히 오르는 ‘버거플레이션’(버거+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통상 1년에 한 번 가격을 올리던 업체의 인상 주기가 앞으로 더 짧아지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외식 프랜차이즈 운영사 BKR이 운영하는 버거킹의 대표 상품 ‘와퍼’ 세트 가격은 9200원에 달한다. 올해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업체가 가격을 올렸다. 버거킹의 또 다른 메뉴인 ‘갈릭불고기와퍼’ 세트 가격은 9500원이 됐다. 대표 상품의 세트 가격이 1만원에 육박한다. 2023년 3월 와퍼 등 일부 메뉴 가격을 1000원씩 올린 후 2년 만에 단행한 인상의 결과다.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 대표 상품 ‘쉑버거’ 단품 가격은 지난달 30일 8900원에서 9200원으로 올랐다. 곁들여 먹을 감자튀김과 음료를 더하면 세트는 1만원이 훌쩍 넘는다. 미국 브랜드 쉐이크쉑은 미국을 포함해 진출 국가에서 ‘세트 메뉴’를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쉐이크쉑 측은 “각종 제반 비용 상승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버거를 포함해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해 5월 16개 메뉴 가격을 평균 2.8% 인상한 데 이어 10개월 만인 지난 3월에도 20개 메뉴 가격을 100∼300원 인상했다. 1년도 안되는 사이 2차례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로써 햄버거의 대명사로 불리는 ‘빅맥’ 세트는 7400원이 됐다.
KFC 역시 지난달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으로 이 역시 1년도 안되는 사이 2차례 가격을 올린 것이다. 대표 상품 ‘징거버거’ 세트 가격은 7900원이 됐다. 맘스터치는 지난해 ‘싸이버거’ 세트 가격을 기존 6900원에서 7300원으로 올렸다. 롯데리아도 지난달 3일부터 65개 메뉴 가격을 평균 3.3% 인상했고, 신세계푸드는 지난달부터 노브랜드 버거 가격을 평균 2.3%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햄버거는 가성비 한 끼’란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한 소비자는 “햄버거를 간편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 저렴한 식품으로 생각하지 않은 지 꽤 오래됐다”고 전했다.
식자재 비용 인상으로 인한 업체의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문제는 이들 업체가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는 점이다.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1조2502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117억원으로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버거킹 운영사 BKR의 매출은 7927억원, 영업이익은 38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6.4%, 60.3% 증가했다.
롯데리아 운영사 롯데GRS의 매출액은 9954억원, 영업이익은 39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7%, 87.9% 늘었다. 같은 기간 KFC코리아는 매출이 2923억원으로 전년 대비 17.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469.1%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패티, 치즈 등은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그동안 원가 부담이 누적됐다”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 단체를 중심으로 햄버거 등 가공식품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녹색소비자연대 등 10여 개 소비자단체로 구성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원가 압박·비용 감내의 어려움 때문이란 주장은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기업이 실적 개선을 위해 소비자의 부담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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