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진 ‘대형 IPO’...증권사 IB 춘추전국시대

남준우 기자(nam.joonwoo@mk.co.kr)

입력 : 2025.05.27 16:05:23
[본 기사는 05월 27일(09:00) ‘레이더M

’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사진=미래에셋증권]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빅 딜들이 연달아 상장을 철회하고 있다. 이에 증권사 IB들의 IPO 주관실적도 예년만 못한 모습이다. 몇몇 빅 딜들이 대기 중이지만 아직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나서는 곳은 없다. 당분간은 중소형 공모주를 중심으로 IB들끼리 경쟁하는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26일 기준 국내 증권사 IPO 주관 실적은 KB증권이 3050억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어 미래에셋증권(2956억원), 모건스탠리(2538억원), 메릴린치증권(2538억원) 대신증권(1529억원) 순인 것으로 전해진다.

공모주 흥행 랠리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전체적인 주관 규모는 예년만 못한 모습이다. 2022년 상반기만 하더라도 전체 IPO 주관 규모는 약 14조원에 달했다. 작년부터 IPO 시장 분위기가 꺾이기 시작하더니 올해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대형 IPO들이 연달아 실패하면서 시장이 활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2일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희망공모가는 주당 1만1500~1만3500원으로 예상 시가총액은 4789억~5622억원, 공모 규모는 1718억~2017억원이었다.

희망 공모가를 발표할 당시 회사 몸값을 크게 낮췄다고 평가됐지만 지난달 24~30일 수요예측 결과가 기대 이하였다. DN솔루션즈도 비슷한 이유로 상장을 철회했다. DN솔루션즈는 공모가 희망범위를 6만5000원~8만9700원으로 설정했으나, 지난달 30일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지난 1월 코스피에 상장한 LG CNS 이후로는 대형 IPO 명맥이 끊겼다. 모간스탠리와 메릴린치증권은 해당 딜 한 건으로 상위권에 랭크됐다. 반면 올해 상위권 랭크가 기대됐던 삼성증권의 경우 대표주관사로 합류했던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모두 상장 철회하며 주관 규모가 현재까지 약 1400억원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에너지, 에식스솔루션, 대한조선 등 빅딜이 남아있긴 하지만 올해 상장 여부는 아직까지는 오리무중이다. 한화에너지의 경우 김동선 부회장의 승계 작업을 위해 보유 지분 25% 가운데 일부를 구주매출해야할 확률이 점쳐지고 있다. 구주매출 물량이 많을수록 IPO로 인한 신규 자금 유입이 줄어들 여지가 있어 투자자들의 반발을 살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에식스솔루션즈의 경우 LS그룹의 중복상장(모기업과 자회사 동시 상장) 논란을 두고 비판적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중복상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면 주식을 사지 않으면 된다”라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당분간은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정도를 제외하면 ‘IB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계 하우스들의 경우 빅 딜이 아닌 IPO는 참여하지 않는 편이라 당분간 실적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공모주 IPO가 대세를 이루면서 하우스들 간의 주관 실적 순위가 지속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대표주관사를 선정하고 대기 중인 대형 딜들이 몇몇 있긴 하지만 여러 이슈들로 당장 실현될 것 같지는 않다”며 “2000억원 이하의 주관실적을 쌓은 곳들은 중소형 IPO 건수에 따라 순위가 언제든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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