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 커지는데…크지 못하는 '밸류업 ETF'

밸류업 ETF 12종 순자산 총액 6천억원 머물러…거래량 올해 들어 26% '뚝'계엄 사태에 '밸류업 ETF' 성장 발목…정부 주도 밸류업정책도 빛 잃어'밸류업 지수 편입→자금 유입→주주환원 확대 노력' 선순환구조 자리잡혀야
곽윤아

입력 : 2025.06.01 07:00:06


기업 밸류업 (PG)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곽윤아 기자 =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해소를 기치로 내걸며 출시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상장지수펀드(ETF)가 좀처럼 몸집을 불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탓에 '밸류업지수 편입→자금 유입에 따른 주가 상승→상장사들의 지수 편입 노력'이라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와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된 밸류업 ETF 12종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달 29일 기준 6천290억원으로 집계됐다.

밸류업 ETF가 추종하는 기초지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보통주 중 시장 대표성·수익성·주주환원·시장평가·자본효율성 등을 고려해 선별된 100개 종목으로 이뤄진 '코리아밸류업지수'다.

대표적으로 'TIGER 코리아밸류업'[496080], 'KODEX 코리아밸류업'[495850] 등 패시브형과 'KoAct 코리아밸류업 액티브' 'TRUSTON 코리아밸류업 액티브'[496130] 등 액티브형이 있다.

밸류업 ETF 12종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해 11월 4일 첫 상장일 4천961억원에서 차츰 늘어나 지난해 12월 3일 7천486억원으로 커졌다.

그러나 이후 비상계엄 선포·해제에 따른 시장 불안, 밸류업 동력 약화 우려에 추세적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 말 4천억원대로 다시 주저앉았고, 올해 들어서는 6천억원 안팎 수준에 머물러 있다.

투자자 관심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인 거래량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거래량은 총 59만694좌에서 지난달 29일 43만8천282좌로 25.8% 감소했다.

기초지수인 코리아밸류업지수는 공개(지난해 9월 30일)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6.73%, 올해 들어서는 14.81% 올랐다.

코스피 지수가 같은 기간 각각 2.67%, 13.38%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선방하고 있지만, 밸류업 ETF에 대한 관심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대선 이후 차기 정부의 증시 부양 드라이브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최근 시장 분위기에도 올라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리아밸류업지수와 관련 ETF 도입으로 기업의 주주환원 의지를 제고하고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려던 정부 주도의 밸류업 정책도 빛을 잃어 가는 실정이다.

코리아밸류업지수에 편입되면 밸류업 ETF를 통해 투자 자금이 유입돼 해당 종목의 주가가 상승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상장사들도 지수 편입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텐데, 지금은 이런 선순환 구조가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거래소가 지난달 27일 진행한 코리아밸류업지수 첫 리밸런싱(27개 종목 편입, 32개 종목 편출)에 대한 시장 관심이 크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ETF 순자산총액은 6천억원 수준에 불과해 (리밸런싱을 통한) 수급 효과는 작을 것으로 본다"며 "지수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수 구성에 있어) 밸류업 공시 이행 여부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공시 내용을 뜯어보고 투자자들이 진짜 투자할만한 기업들을 다양하게 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생 지수라 추종 자금 규모가 크지 않아서 (지수 편입에 따른) 효과가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100개 종목 중 리밸런싱을 통해 종목이 약 30개씩 편입, 편출된다는 점에서 큰돈을 투자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수의 안정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ori@yna.co.kr(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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