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떨어질 일만 남아" 美장기채 저가매수

김정석 기자(jsk@mk.co.kr),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입력 : 2025.06.01 17:43:50
서학개미 美채권 대이동
지난달 순매수 2조원 최대
5개월새 투자액 60% 급증
하반기 美금리인하 기대
빅테크 매도후 공격적 매수
월가황제 "재정적자 커 불안"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을 대거 매도하고, 미국 채권에 베팅하고 나선 것은 국채 가격이 저점에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4월 꺼내든 관세안과 금리 인하를 향한 의구심에 국채 가격이 다시 떨어지자(수익률 상승) 투자심리가 이끌렸다. 관세 유예 이후 차츰 안정을 찾던 채권 시장이 5월 들어 다시금 흔들리면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다.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4월 말 4.1%까지 떨어졌으나 지난달 14일 4.5%를 돌파하면서 '관세 쇼크' 당시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다시 국채 가격이 상승(수익률 하락)하는 비슷한 패턴이 나타날 것으로 보고 베팅에 나선 것이다.

미국 장기채 금리는 이미 고점에 비해 소폭 하락(가격 상승)했다. 5%를 상회하던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31일 들어서는 4.93% 수준에서 거래됐다. 4.5%를 넘어섰던 10년물 국채 금리도 4.41%까지 떨어졌다.

반면 서학개미들은 빅테크 등 주요 주식 종목에 대해 거침없이 매도하고 있다. 지난 5월 들어 3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을 13억1084만달러(약 1조800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엔비디아와 테슬라를 각각 5억9399만달러, 2억5072만달러어치 팔아치웠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이 오히려 미국 증시에서 사들인 상품은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 3X(TMF)' ETF를 1억7503만달러어치 순매수했다. TMF는 미국 장기채 지수를 3배 수익률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레버리지 없이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 ETF도 1억3409만달러어치 사들였다.

국내 시장에서도 미국 국채 상품이 인기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최근 한 달간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에 2159억원이,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에 1134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증권가에서는 역사상 최저점 수준까지 내려온 미국 장기채 가격이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하반기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 전망치 범위를 3.9%에서 4.6%로 예상했다. KB증권도 올해 4분기에는 미국 경제 둔화를 반영해 10년물 금리가 4.2%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를 유보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오는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미국 재정적자가 채권 시장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의 지출과 연준의 양적 완화를 리스크로 꼽으면서 미국채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는 "6개월 뒤일지 6년 뒤일지는 모르지만 채권 시장의 균열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정석 기자 / 뉴욕 윤원섭 특파원]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

06.03 06:49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