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금 결합상품도 나온다…美 '가상자산 패권' 굳히기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입력 : 2025.06.01 17:46:01 I 수정 : 2025.06.01 20:48:39
가상자산 시장 주도 美 3대 전략은



◆ 가상자산 투기에서 산업으로 ◆



"실물 금과 디지털 금인 비트코인을 결합한 펀드를 출시합니다. 비트코인을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될 것입니다."

브랜던 러트닉 캔터피츠제럴드 회장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5'에서 이같이 발표하자 관중석에서 박수갈채가 쏟아져 나왔다.

1945년에 설립돼 월가에서 가장 유명한 투자은행(IB) 중 한 곳인 캔터가 가상자산에 '올인'하겠다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캔터가 비트코인 관련 펀드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러트닉 회장은 "이 상품은 펀드 가격 하방을 실물 금으로 막아주고 상방은 비트코인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면서 "캔터를 보고 월가의 많은 기관이 가상자산 영역을 어떻게 개척할지 논의하고 있으며 앞으로 여러 투자은행이 우리를 따라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캔터는 글로벌 1위 스테이블코인 기업 테더, 일본 소프트뱅크 등과 손잡고 최근 비트코인 비축 기업인 21캐피털 출범에 투자하기도 했다. '비트코인트레저리스넷'에 따르면 21캐피털은 비트코인 3만1500개를 갖고 있는 글로벌 비트코인 보유량 3위 기업이다.

미국은 이처럼 가상자산을 활용한 독특한 자본시장 상품들을 쏟아내면서 가상자산 분야 자본시장 장악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블래디미어 테네브 로빈후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27일 비트코인 2025 행사에서 "미국 주식 및 상장지수펀드(ETF)를 토큰화하면 전 세계 자본을 미국으로 더 끌어들일 수 있다"며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패권을 키우듯 토큰화 증권은 미국의 '자본 패권'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통화(스테이블코인), 디지털 금(비트코인), 자본시장(금융투자상품) 등 3개 축을 통해 가상자산시장 패권 장악에 나서고 있다. 과거 가치 저장을 위한 대표 상품인 금을 기반으로 달러·금융 패권을 장악했던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우선 미국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달러 패권 유지 및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디지털 세상에서 화폐로 쓰인다. 1개당 1달러로 가격이 고정돼 가격이 변동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에 비해 거래나 송금하는 데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이미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의 점유율이 압도적이다. 1일 블록체인 분석 사이트 'RWA.xyz'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2350억달러인데 이 중 99.83%인 2346억달러가량을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스테이블코인 규모는 2075억달러에서 2350억달러로 13.25% 급증했다.

미국은 가상자산시장에서 가치를 저장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인 '비트코인'을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린다. 다른 가상자산과 달리 창립자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상장사와 비트코인 현물 ETF 등을 통해서도 비트코인을 쓸어담고 있다.

1일 비트코인트레저리스넷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보유 기업 상위 10개 중 8개가 미국 기업이다. 전 세계 상장사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총 80만9059개인데, 상위 10개사가 92.04%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상장사인 스트레티지(MSTR)가 대표적이다. 스트레티지는 지난달 26일 비트코인 4020개를 4억2710만달러에 추가 매입하며 총 58만250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다음이 자본시장을 통한 주도권 굳히기다. 미국은 이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했고, 이더리움 현물 ETF에 더해 솔라나와 리플(XRP) 선물 ETF도 출시했다. 크라켄, 로빈후드 등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주식을 해외에 판매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또 최근 비트코인을 바탕으로 하는 결제 서비스 스트라이크는 비트코인 기반 대출 상품도 출시했다. 잭 멀러스 스트라이크 CEO는 비트코인 2025 행사에서 "자산 대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상태지만 비트코인을 팔고 싶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사용하고자 돈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준비했다"며 "조건에 따라 9~13%의 이자로 최대 10억달러까지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서울 최근도 기자 / 라스베이거스 이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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