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라는 자리, 임기 완주…“난 운이 좋았다” 외친 산은회장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이용안 기자(lee.yongan@mk.co.kr)
입력 : 2025.06.01 21:42:16 I 수정 : 2025.06.02 16:35:38
입력 : 2025.06.01 21:42:16 I 수정 : 2025.06.02 16:35:38

그런 산은에서 굵직한 현안을 마무리 짓고 오래간만에 임기를 완주하는 수장이 나온다. 오는 6일 퇴임하는 강석훈 산은 회장이다. 김흥기 전 산은 총재가 임기를 마친 1988년 이후 37년 만에 임기를 완주(연임 회장 포함)한 사령탑이다.
강 회장은 정치·경제·학계를 넘나든 ‘정책통’이다. 과감한 정책 처방이 그의 무기다. 산은 지휘봉을 잡은 지 석달 만인 2022년 9월, 22년간 헛돌았던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매각을 성사시켰다. 지난해에는 정부 출자와 연계한 100조원 규모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통해 반도체, 2차전지를 비롯한 첨단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 계획을 내놨다.
난제도 많았다.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을 놓고 시작부터 노동조합과 갈등이 커졌다.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자회사 KDB생명 매각은 끝내 미완의 과제가 됐다.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에서 그를 만나 그동안 소회와 한국 금융 산업이 가야할 방향에 대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임기 완주 소회를 듣고 싶다.
▶산은이 갖고 있던 여러 숙제를 해결했다. 대한민국 리바운드 프로그램을 통해 첨단 산업을 키워 미래를 만들어 가는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운이 좋았다는 생각도 한다.-어떤 면에서 그런가.
▶여건이 무르익어 산은이 2000년 당시 대우조선 지분을 확보한 후 22년 만에 매각에 성공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도 그렇다. 유럽 경쟁 당국이 합병 승인 조건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을 분리 매각하라고 했다. 사실상 합병을 포기하라는 것으로 절대 승인이 안 될 것 같아 보였는데 의기투합해 분리 매각에 나섰다.- 산은의 자본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건전성 제고 방안은.

-자회사 KDB생명이 자본잠식 상태다. 매각 계획은.
▶정밀 실사 중이다. 우선 경영·인사상 비용을 전면 개선한 후 올 상반기에 증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식 지원은 안 된다. 매각 시점은 상품, 판매 채널 개편에 나서 영업력을 강화한 후 매력적인 물건으로 만든 후의 일이다. 2~3년은 걸릴 것 같다.-실물경기 부진에 기업 지원이 현안이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올해 1월 4조25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설비 투자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최근 2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재원을 바탕으로 3조4000억원을 증액했다. 올해 7조6500억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첨단 전략산업 기금 신설을 위한 산은법 개정안이 국회에 올라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5년간 최대 50조원으로 첨단 전략산업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다.-미국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 프로그램은.

-산업구조 개편 필요성이 커졌다. 가장 시급한 분야는.
▶석유화학·철강 산업이다. 중국의 가파른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게 가장 좋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상대 기업이 죽으면 나는 살 수 있다’는 죄수의 딜레마식 분위기가 형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초기에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부가 이 부분을 구조조정해 나가야 한다.- 재임 기간 가장 아쉬웠던 점은.
▶KDB생명 매각을 성사시키지 못한 게 아쉽다. 산은 본점의 부산 이전과 관련한 (내부 갈등) 부분도 그렇다. 부산 이전의 타당성을 떠나 이 이슈로 직원들이 마음을 많이 다쳤고 저도 상처가 많이 남아 있다.- 현재 한국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산업·금융 정책은.
▶인공지능(AI) 산업을 키워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AI가 사람들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우려만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AI가 많은 사람을 일하게 할 수 있다. 특히 50대 후반 은퇴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AI를 통해 재교육을 받으면 산업의 역군이 될 수 있다.강석훈 회장
△1964년 경북 봉화 출생 △1986년 서울대 경제학 학사 △1991년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경제학 석박사 △1997년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2012년 19대 국회의원 △201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 △2014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2014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 △2016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2022년 6월~ 한국산업은행 회장
△1964년 경북 봉화 출생 △1986년 서울대 경제학 학사 △1991년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경제학 석박사 △1997년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2012년 19대 국회의원 △2013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기획조정분과 위원 △2014년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2014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당 간사 △2016년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2022년 6월~ 한국산업은행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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