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서비스 약관 승인 수수료 부담에도 젊은층 노려 KB국민카드도 도입 속도전 네이버페이는 농협과 동맹 카카오페이, 쓱페이 인수나서
날로 커지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금융감독원에서 애플페이 약관 심사 승인을 받았다. 업계 2위(연간 당기순이익 기준) 신한카드가 애플페이를 탑재해 국내에 서비스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KB국민카드도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금감원에 약관 심사를 신청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적용한 현대카드에 이어 타 카드사의 도입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당국 관계자는 "잠재 고객을 확보하고 소비자 편익을 높이기 위해 애플페이를 도입하려는 카드 업체가 늘고 있다"며 "상당수 2030세대가 아이폰을 쓰는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의 국내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은 39%로 1년 새 4%포인트 늘며 삼성전자(60%)와 격차를 좁혔다. 지난해 한국갤럽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대 중 64%가 아이폰을 쓰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애플페이 도입에 따른 카드사들의 수수료 부담이 결국 소비자에 대한 혜택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무료인 삼성페이 등과 달리 애플페이는 건당 0.15%의 수수료를 카드사에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애플페이가 확산될 경우 삼성페이도 수수료 부과에 나설 수 있다. 가맹점의 애플페이용 단말기 도입 과정에서 카드사가 일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업체들도 은행·카드 등 금융사와 손잡고 적극적으로 고객 기반을 넓히고 있다. 최근엔 스테이블코인(원화·달러 등 법정 화폐 가치와 연동된 가상자산) 기반 결제까지 가세하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경쟁에 나섰다. 간편결제 시장은 지난해 하루 평균 9594억원 규모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금 결제가 급감하고 전자 상거래가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금융사들이 사업 확장 가능성이 큰 페이 시장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고 했다.
국내 플랫폼 업체들도 시중은행과 동맹을 맺고 영토를 확장하거나 인수·합병(M&A)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페이는 최근 NH농협은행과 손잡고 전방위적인 협력에 나섰다. 두 회사는 하나로마트에서 네이버 안면인증결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과 연계해 네이버페이에서 주식 간편매매도 추진한다. 농협은행은 네이버페이를 활용해 취약계층 바우처 사업과 교통카드와 관련한 공동 사업까지 논의하고 있다. NH멤버스포인트와 네이버포인트를 상호 교환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다.
카카오페이는 신세계그룹 간편결제 서비스인 SSG페이(쓱페이)와 G마켓의 스마일페이 인수를 추진 중이다. 또 토스는 지난달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 토스페이를 간편결제 수단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간편지급 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급증해 1조원에 육박했다. 하루에 지급 결제되는 건수만 3072만건에 달한다. 네이버·삼성·애플페이 등 모바일에 미리 저장해둔 카드나 은행 계좌 정보, 충전 선불금 등을 이용해 간편결제하는 시장이 그만큼 커졌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