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도시에서 쓸래요”…지방 등지는 2030, 지갑마저 닫았다

이호준 기자(lee.hojoon@mk.co.kr)

입력 : 2025.06.06 13:53:29 I 수정 : 2025.06.06 14:55:46
매일경제·오픈업 상권 분석
비수도권 읍면동 10곳 중 9곳
2030 세대 소비 크게 줄어들어
서울·수도권선 소비 58%가 늘어
전문가 “젊은 층 소비 도심 유출
지방소멸 잠재적 위험으로 작용”


자료=오픈업
충남 한 시골 마을에서 작은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최 모씨(83)는 최근 젊은 손님을 본 적이 없다. 최씨는 “이 동네에서 40년 넘게 살았는데, 요즘이 젊은 사람 찾아보기가 제일 어려운 때”라며 “나이도 많이 먹었고 동네 사람들도 줄고 있어 장사도 안 되는 상황이라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저출생·고령화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며 비수도권 인구 감소 문제가 해마다 심각해지는 가운데, 젊은 세대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소비를 하지 않아 큰 위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소비 규모가 인구 소멸 위험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며 “이는 지방 인구 소멸의 잠재적 위험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 지방 인구 소멸은 한국 사회의 큰 화두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인구 소멸 위험 지역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소멸위험지수는 해당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고령 인구로 나눈 값으로 0.2 미만이면 ‘소멸 고위험’으로 진단된다.

지난해 말 기준 소멸 위험 지역은 전국 시군구 228개의 절반이 넘는 130개에 달했다. 2023년 121곳보다 9곳이나 증가한 수치다.

그런데 젊은 세대가 비수도권 지역에서 지갑을 닫는 ‘소비경색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6일 매일경제가 상권분석 서비스 오픈업과 함께 분석한 결과, 지난해 2030 세대의 결제가 전 연령대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보다 감소한 비수도권 지역(읍·면·동)은 전체 3563곳 중 3140곳에 달한다. 무려 88%나 된다.

반면 서울·수도권은 2030 결제비율 감소 지역이 전체 1356곳 중 563곳으로 42%에 불과했다. 나머지 58%에서는 결제비율이 증가했다.

문제는 젊은 세대가 소비를 하지 않는 현상이 지방인구 소멸 위험성과 연관된다는 것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가 소비를 거의 하지 않는 지역은 인구 소멸 위험에 직면했다고 봐야 한다”며 “특히 지방 읍·면·동의 경우 소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인근 도시로 가서 소비를 하는 등 ‘소비의 도심 유출’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인구 소멸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이어 “지자체 차원에서 젊은 사람이 유입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편리한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출 수 있게 힘써야 한다”며 “지역 소비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는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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