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 투자유치 잰걸음 기업가치 1조2000억원 기대 전력효율·가격경쟁력 높은 반도체 특허 가진 스타트업 투자금 조달로 대량생산 박차
온디바이스용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설계하는 딥엑스(DEEPX)가 최근 외국계 투자은행(IB)을 통해 약 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고 나섰다. 현재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약 1조2000억원으로, 투자 유치에 성공할 경우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반열에 오르게 된다.
6일 IB업계에 따르면 국내 AI 반도체 기업 딥엑스는 기업가치 1조2000억원을 기반으로 약 2000억원의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다. BoA메릴린치, UBS 등 외국계 IB가 주관사로 나섰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딥엑스는 다음달에 제품 양산에 들어가는데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금을 유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외 다수 투자자들이 이번 투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선 올해 3분기 중 본격 펀딩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일 딥엑스가 투자 유치에 성공한다면 올해 첫 AI 부문 유니콘 기업이 된다. 지난해 AI 반도체 설계기업인 리벨리온과 사피온이 합병하면서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한국에서 2번째 AI 부문 유니콘 기업이 탄생하는 셈이다. 2018년 설립된 딥엑스는 초저전력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현재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AI 연산에 주로 사용되지만 전력 소모가 크다는 한계가 있다. 딥엑스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저전력 중심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만들었다.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AI 반도체 팹리스 유망 스타트업이 데이터센터와 같은 서버단에서 AI 추론을 수행하는 반도체에 집중한다면, 딥엑스는 저전력과 고효율을 강점으로 사물인터넷(IoT) 디바이스 등 에지 기기에 최적화된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차별점이다. 이른바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다.
특히 딥엑스의 NPU는 엔비디아 GPU 대비 전력 효율이 20배 이상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딥엑스가 올해 1월부터 삼성전자를 통해 양산하고 있는 DX-M1칩은 약 15만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개당 단가가 55달러에 불과하다. 엔비디아 GPU칩 가격이 개당 3만~4만달러에 달할 정도로 비싼 것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이 높다.
딥엑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3억원, 240억원이다.
딥엑스 측은 "현재 여러 기관과 논의 중이지만 아직 투자 유치와 관련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물밑에서 열심히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