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국면 초비상…한은 총재 “경기 부양책 시급, 금리 인하는 계속”

류영상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ifyouare@mk.co.kr)

입력 : 2025.06.12 11:33:04
서울 아파트 값 상승 경고…“금리 큰 폭 인하땐 부작용 커”
“새정부, 구조개혁 과제 우선순위 명확히 하길”




“건설 투자 5분기 연속 역성장 할 것으로 보여 가장 큰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경기 상황은 매우 엄중하며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하다. 다만,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 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은 떨쳐내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오전 한은 창립 제75주년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현 상황에서 경기회복을 위한 부양책이 시급하다. 다만, 급하다고 경기 부양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에는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성장잠재력의 지속적 하락을 막고 경기 변동에 강건한 경제구조를 구축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0.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 때를 제외하면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같은 맥락에서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계속 유지하겠다”면서도 동시에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릴 수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기준으로 약 7% 올랐고,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대되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특히,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중반 수준으로 낮아졌으나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에 따라 내외금리차가 더 커질 수 있고 무역협상 결과 등에 따라 외환시장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을 시범운용 중인 프로젝트 한강에 대해선 “기관용 CBDC와 예금토큰에 기반한 미래 디지털 화폐 인프라를 시범 구축하고 실제 환경에서 테스트하고 있다”며 “올 연말 예정된 후속 테스트를 통해 예금토큰의 편익을 점검하고, 상용화 단계로 추진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스테이블코인 관련해서는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은 핀테크산업의 혁신에 기여하면서도 법정화폐 대체기능이 있는 만큼 안정성과 유용성을 갖추는 동시에 외환시장 규제를 우회하지 않도록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새 정부를 향해서는 ‘통합’과 ‘실용’의 리더십을 당부했다.

그는 “충분한 조율과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좋은 정책이라도 이해집단의 저항에 부딪혀 좌초될 수밖에 없다”며 “새 정부가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사회적 갈등을 조정하는 리더십을 발휘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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